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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소방서 소속 이정근 소방사가 최근 소방청 주최의 '대한민국 안전대상'에서 콘텐츠 웹툰 분야에서 '소방안전원장상'을 수상했다. /의왕소방서 제공

"이목을 끌지 못하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소방청이 주최하고 한국안전인증원·한국소방안전원·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공동주관한 '대한민국 안전대상'에서 의왕소방서 소속 이정근(35) 소방사가 콘텐츠 웹툰 분야 '소방안전원장상'을 수상해 화제다.

이 소방사는 4일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안전대상에서 웹툰으로 작품을 낸 것이 옳은 판단, 잘 됐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수상으로 인해 전국 관서의 홍보담당들이 좋았다는 표현을 해주는 것을 보면 좋은 영향, 좋은 홍보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대상에서 글자 또는 이모티콘에 의한 표현을 사용하는 대신 만화로 '화재시 대응방법'을 주제로 삼고 지루한 대학 강의 같은 장면을 짧게 소개한 뒤 소방대원이 과장되게 "불이야"라고 외치면서 이뤄지는 각 절차를 조금 더 사실적으로 묘사한 데다가, 일부 동작에 다소 과장된 표현 등을 담은 8컷 웹툰 만화를 작성해 제출했다.

의왕소방서에서 홍보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공공기관 홍보 자체가 딱딱하고, 상투적인 표현들이 다소 많은 측면이 있어 오히려 이런 것들이 공공기관 홍보에 반감 효과를 거둔다고 생각했다"며 "요즘 트렌드는 초반부터 다소 자극적이면서도 이목을 잘 끌어야 하는 데다가, 재미있는 요소도 포함해 재난 정보가 많은 대중에게 잘 전달되도록 각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웹툰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소방사는 어린 시절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 대학까지 미술(조각)을 전공했으나, 소방공무원 출신인 아버지 이수영(65)씨의 뒤를 이어 그 역시 소방공무원의 길을 걷기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소방 홍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소방관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며 "임용 당시 아버지께서는 조각을 특기로 갖고 있는 사람이 소방서로 들어오는 사례가 적기 때문에 내 전공을 잘 살린다면 소방 조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덕담을 해주셨다. 현재 안양소방서 근무를 끝으로 퇴직을 하셨는데, 아버지께서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안전분야에서 가장 큰 공모전에 입상해 큰 기쁨을 얻었다는 그는 향후 "우리 조직은 스마트 첨단 소방을 지향하고 있는데, 내가 갖고 있는 기술들을 잘 살려 주민들께 효과적인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아직 회사 생활이 많이 남은 만큼 지속적으로 노력해 안전한 대한민국 구축에 기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의왕/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