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28일부터 한날한시에 1박 2일간 총선 전략 마련에 나섰다.
말이 정기국회를 앞둔 연찬회·워크숍이지 사실상 여당발 '수도권 위기론'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리스크'까지 서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절박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묘책 찾기나 다름없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빗속에 여야는 모두 내년 4월 총선 승리만이 '윤석열 정부'를 성공하거나,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며 저마다 결기를 보이는 모습이 돋보였다.
경인일보는 인천과 원주에서 열린 각 정당 행사에 기자들을 각각 보내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한다. → 편집자 주
119개 중점 법안 추진키로 결의
국무위원 불출석 대책 강구키로
핵심공약 예산 발굴·증액에 집중
"국민을 지키는 민주당, 민생을 채우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각오를 정했다. 하얀색 상의를 갖춰 입은 민주당 166명 의원은 28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체 168명 의원 중 우상호·이개호 의원은 개인적 이유로 불참했다. 이재명 대표 취임 1주년이기도 한 이 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무능·무책임·무대책 '삼무(無) 정부'로 규정하고, 소통·통합·포용의 책임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대여 투쟁 의지를 다졌다.
첫날 세션에서는 정기국회 운영 전략과 2024년도 예산안 심사 방향, 향후 총선 전망까지 망라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그간 국회가 정쟁으로 얼룩지고 민주당 역시 사법리스크와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던 만큼 정책 정당으로서 민생 회복에 나서겠다는 셈법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윤 정권 1년은 총체적 무능, 국정 파탄으로 무너진 상황이다. 정치는 실종됐고, 언론 장악과 검찰 카르텔 등 독선적 국정 운영의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상황에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은 윤 정권의 비정상적 국정 운영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출범한 민생채움단의 민생 입법 추진과제를 비롯한 119개 중점 법안을 추진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다만 과거 '무상급식' 정책처럼 핵심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와 몇 가지로 법안을 추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정부 들어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국무위원의 상임위원회 불출석 또는 이석 상황을 막기 위해 당 차원의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부의 불필요한 증액을 막고 이를 '민주당 브랜드'로 활용할 예산안을 모색하겠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야당이다 보니 증액하더라도 정부의 성과가 될 수 있기에 야당 고유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핵심 공약 예산을 발굴해 이를 증액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민주당은 정부 여당을 향한 강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재명 대표는 "민생이 그야말로 도탄에 빠졌다"며 "국회 다수당으로서 민주당이 앞장서서 정권의 무절제한 폭주를 바로잡고 민생 회복의 불씨를 꼭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준관 시인의 '가을 떡갈나무 숲'의 시를 인용해 "우선순위를 언제나 사람에 두었던 민주당의 역사를 바탕으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민생을 채우는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외롭고 쓸쓸한 국민에게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정기국회 활동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