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단지 전체 재시공'을 약속한 지 2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이 궁금해하는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 보상 계획과 철거 및 재시공 일정은 지금껏 함흥차사다. 입주예정자 입장에선, 거주할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것도 어처구니없거니와 재시공 후 입주까지 4~5년 정도 걸린다는 추측까지 나오니 황당할 것이다.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입주 전에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드러난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 당사자에겐 분통이 터질 일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하고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 중인 해당 아파트는 오는 10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지난 4월29일 지하주차장 1~2층 상부가 무너지지 않았으면 말이다. 특히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내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완공은 불가능해졌고, 연말께 새집으로 이사해 좀 더 윤택한 삶을 누리겠다는 꿈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의식주(衣食住)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다. 특히 '거주할 곳'을 정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한 일이다. 입주예정자 중에는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있던 이들도 있을 테고, 직장 문제 또는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를 결정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 중도금을 낸 입주예정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주예정자들은 새 아파트 입주 일정에 맞춰 기존 집을 팔았거나 매매 또는 임대할 계획을 세웠을 것인데, 모든 게 틀어졌다. GS건설이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지만, 시간적·정신적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앞서 지난해 1월 광주광역시에서 아파트 붕괴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국토교통부·LH·GS건설 모두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라는 의심도 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부실 설계·시공·감리가 드러났고, GS건설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다시 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는 철거 및 재시공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튼튼한 아파트'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이에 앞서 국토부, LH, GS건설은 피해 보상과 재시공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입주예정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는지, 언제쯤 재시공이 완료될지 예측 가능해야 입주 전까지의 삶을 설계할 것 아닌가.
[사설]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보상과 재시공 속도 내야
입력 2023-09-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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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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