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지난 6월과 7월의 2%대에서 다시 반등한 것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인데 특히 농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5.4% 뛰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탓이 크다.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에도 휘발유와 경윳값이 60일째 계속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평균 가격은 6월 74.99달러였지만 7월에는 80.45달러로 뛰었고 8월에는 86.63달러로 더 오른 것이다.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이 작년보다 21.1% 상승한 데다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폭등은 설상가상이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2.7% 올랐는데 이 중 과실 가격은 1년 전보다 13.1%나 뛰었다.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인데 9월 들어서도 신선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역대급으로 더웠던 8월 전기요금 고지서까지 받으면 서민들의 '악'소리가 더 커질 예정인데 20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맞이는 더 두렵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실질임금이 '마이너스'인 것이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3%로 7월과 같았는데 농산물가격 폭등세가 추석 이후부터 진정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지연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탓에 연말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현안인 추석물가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획재정부는 7일부터 사과, 배, 소고기 등 20대 추석 성수품을 작년보다 1만t 늘린 16만t을 공급해서 가격을 1년 전보다 5% 가량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예비비 800억원을 투입해서 수산물 할인지원율을 연말까지 최대 6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의 추석물가 잡기가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