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대에 인간을 위협하는 인공지능(AI)에 맞설 수 있는 최대 무기는 '확장된 인문학'입니다."
김재인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새얼문화재단(이사장·지용택) 주최로 13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435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생성 AI 열풍은 확장된 인문학을 위한 기회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인문학을 '언어'의 관점으로 본다. 확장된 인문학은 이른바 '문사철'의 언어를 넘어 수학, 자연과학, 기술, 디지털 등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에서도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AI는 도구에 불과할 뿐 스스로 기능을 주도할 수 없다. 확장된 인문학을 사고의 기반으로 갖춘 인간의 역량에 따라 활용 범위와 결과가 달라진다.
김 교수는 "챗GPT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 AI가 나오고 있고 그 충격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면서도 "AI는 누가,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챗GPT 등 다양한 생성AI '충격'
문사철 넘어 기술등 문해력 강조
더많은 지식 갖고 전문성 깊어져야
생성 AI는 그림도 그려낸다. 사람이 제시하는 키워드, 주제에 맞춰 만들어냈다. 확장된 인문학의 문해력을 갖춘 사람일수록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김 교수는 "결국 우리가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전문성이 깊어질수록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며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더 많이, 더 깊게 공부해야 하는데 그 교육을 담당하는 게 확장된 인문학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생성 인공지능의 등장을 'AI 빅뱅'으로 명명하고, 최근 같은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도 "인간에 도전장을 던진 생성 AI에 응수하기 위해선 인문학이 답이 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한편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 앞서 독일이 유대인 학살 범죄를 사죄하고 역사 교과서에 남기며 피해자를 추도하는 조형물을 각지에 세운 것을 설명하며 일본을 비판했다.
지 이사장은 "우리는 (일본이) 교과서에 (역사를 제대로) 기록했는지, 우리한테 정말 부끄러워서 마음속으로 뉘우치는 조형물을 설치했는지를 묻고 따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흥분하지 말고 역사적으로 기록하고 따져야 한다"며 "흥분은 마음속으로 누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차분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