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iH)가 안전 경영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iH는 대형 프로젝트인 구월2 공공주택지구 사업 등을 본격 시작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악화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 등 악조건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iH는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거나 공동시행자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iH는 총사업비 약 3조2천억원이 투입되는 '구월2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이 최근 국토교통부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며 주민 보상 등 본격적인 개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인천 내항 1·8부두 개발사업(7천600억원)과 인천로봇랜드(7천113억원) 조성 프로젝트 등 인천시 주요 개발사업에 신규 시행자로 참여하게 됐다. 내년에는 1조4천900억원이 투입되는 '검암플라시아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본격화한다.

iH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하는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의 경우 재원분담비율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총사업비 7천600억원 가운데 15% 이상을 분담해야 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인천항만공사의 자금 조달 능력이나 원자재 가격 인상 요인 등을 감안하면 분담액은 훨씬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불투명한 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iH는 인천로봇랜드 조성사업에도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문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극도로 경색된 상태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에 의하면 대출잔액은 133조원, 대출연체율은 2%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 PF시장이 전례 없이 경색된 상태이며 '돈맥 경화'가 심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중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248곳으로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중소규모 건설사들과 중견기업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PF 시장은 사실상 휴업상태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iH의 부채는 총 5조원대로 부채비율은 196%(2022년 기준)로 낮아져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금융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형 사업에 따른 자금 투입이 일시에 몰릴 경우 부채 비율은 물론, iH 내부 자금 유동성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사태도 가정해야 한다. 사업 시기를 면밀하게 조절해야 하며 금융구조 다각화 등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경영 안전판을 확보해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