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3일 당내 쇄신을 전담할 혁신위원장에 특별 귀화 1호 국민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했다. 지난 11일간 인선에 난항을 겪은데 비하면 일단 인 위원장 영입은 파격적이다. 4대에 걸쳐 한국 근현대사를 함께 관통하면서 대한민국에 공헌한 인 위원장 가족사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대중에게 친숙하다. 혁신위원장의 대중성은 혁신안 마련과 실현의 동력이다.
인 위원장은 임명되자마자 혁신의 목표로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통합"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 이건희 삼성회장의 말을 빌어 '아내와 아이만 빼고 다 바꾸는' 국민의힘 혁신을 역설하고 이를 위한 희생을 강조했다. 혁신의 원칙과 방향도 신선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여당 혁신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정당 혁신을 주장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당 정치를 재설정하는 혁명적 수준의 개혁이라면 국민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구상은 늘 현실에 의해 왜곡되고 좌절된다. 인 위원장의 혁신 구상과 실행을 국민의힘이 온전히 허용할지가 관건이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가 위원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기한 등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권 위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강서구청장 참패에 대한 책임을 임명직에 미루고, 영남 사무총장 임명으로 수도권 위기론을 무시한 사람이 김 대표다. 혁신위에 전권을 준다는 발언이 진심이라면, 자신의 거취까지 혁신위에 위임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인 위원장의 능력은 혁신위 구성으로 1차 평가를 받을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배출하는 정치를 강조했다. 통합 정치의 규범 창조가 목표라면 혁신위 구성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지역, 이념, 계층, 성별 칸막이를 헐어내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오직 총선 공천에 혈안이 된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버티는 뚝심도 중요하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시대적 소명이 크다. 국민의힘 개조가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혁신도 견인할 수 있다. 국민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정치를 희망하고 있다. 민주당 혁신위가 졸렬하게 좌초하면서 국민의힘이 무기력하게 안주했듯이, 인 위원장의 혁신이 무너지면 구태 정치가 지속된다.
누구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객관적인 한국인 인요한의 국민의힘 혁신이 한국 정치 대개조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에 전권 보장해야
입력 2023-10-23 20:08
수정 2024-02-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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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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