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많은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 인천 닥터헬기가 정작 유지·관리를 위한 전용 시설이 없어 10여 년째 임시 계류장을 떠돌고 있다. 2011년 전국 최초로 인천에 도입된 닥터헬기는 모두 7차례 임시 계류장이 변경된 끝에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부평구 일신동에 있는 505항공대대에 머물고 있다. 임시 계류장에는 헬기를 보관할 격납고조차 없다. 태풍과 폭설이 오면 소방헬기 전용 격납고가 있는 영종소방서로 피항하는 실정이다. 인천 168개 섬을 비롯한 격오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닥터헬기의 처지가 딱한 수준이다.
최근 인천시에 따르면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닥터헬기의 출동 건수는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1천593건이다. 1년에 130차례, 한 달 기준 11차례 정도 닥터헬기가 출동했다. 특히 올해 전체 출동의 55.4%는 도서지역인 옹진군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헬기 특유의 소음문제는 민원을 불러왔고, 이전을 반복했다.
인천시는 2019년 1월 국방부와 '군부대 재배치 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전용 계류장을 찾기 시작했다. 항공대대 이전하면 닥터헬기 임시 계류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시가 새롭게 정한 계류장은 남동구 월례공원이다. 1980년대 조성된 헬기 이·착륙장이 있다. 인천시는 사업비 16억5천만원을 들여 내년 6월까지 닥터헬기 전용 활주로, 격납고, 사무실 등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월례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연수구 우성아파트까지 거리는 450여m다. 아파트에서 실측된 닥터헬기 이·착륙 소음은 71데시벨(㏈)이다. 계류장에 10m 높이 방음벽을 설치하면 소음은 10㏈ 정도 줄어든다. 도로변에 차량이 지나갈 때 60~80㏈의 소음이 발생하며, 닥터헬기의 이·착륙 시간은 2~3분이다. 시는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정도가 심하지 않고 지속적이지 않다고 판단하지만, 주민들은 피해를 우려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응급의료 전문의들은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선 닥터헬기가 필요하고, 닥터헬기는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 관련 부서에서 닥터헬기 계류장 인근 주민과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헬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 반대 부분도 이해하면서 닥터헬기가 섬 지역뿐 아니라 비상 시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살린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사설] 닥터헬기 소음은 생명을 구하는 복음이다
입력 2023-10-24 20:07
수정 2024-02-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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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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