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혁신 논의는 물론 신당 창당 움직임 등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제시한 당내 중진과 친윤 인사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둘러싸고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고, 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표의 험지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마찰이 노출되는 양상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이준석 신당'과 '조국 신당'의 출현 가능성이 선거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가운데 민생과 정책보다는 정치공학적 논의만 난무한 것 같아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난 21대 총선 때 적용됐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그대로 할지, 국민의힘과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정당득표율을 그대로 비례대표 의석에 적용하는 병립형으로 돌아갈지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선거 1년 전에 결정되어야 할 선거구 획정은 아예 논의조차 안 되고 있고 정치는 국회에 입성하려는 사람들의 권력 추구의 장에 머물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주류 그룹은 국민 앞에 희생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의 친윤 그룹은 물론 대통령실 인사들이 총선에 낙하산으로 내려오리라는 일반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국민의힘은 수도권은 물론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대통령 주변에서 힘 자랑하던 인사들이 이번에도 끝까지 자신의 정치적 탐닉에 빠진다면 선거결과는 보나마나다. 민주당 역시 탈당했지만 송영길 전 대표와 추미애 전 장관, 천정배 전 의원 등 올드 보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권력욕구는 유권자들을 식상하게 할 뿐이다.
이재명 대표 역시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통하여 그동안 당에 부담을 끼쳐왔던 사법 리스크를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최소한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대선 패배 후 모든 이익은 다 취하면서 당을 '방탄정당'이란 오명을 듣게 한 장본인임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불가측한 안보 상황과 고금리와 고물가는 물론 어느 하나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는 국내 상황에 대한 정책 대결은 간 곳 없고 오로지 정치적 이익을 위한 수 싸움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권이 한심할 뿐이다.
총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여야 거대 정당은 물론 신당에 참여하려는 인사들, 신당을 이미 창당한 그룹 모두 알량한 정치공학에 기대어 비례대표 몇 석 얻으려는 얄팍한 계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설] 총선 정치공학에 빠져 민생 뒷전인 정치권
입력 2023-11-19 19:16
수정 2024-02-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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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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