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구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화재15
27일 오후 1시께 수원시 영통구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16층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2023.12.27/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27일 오후 찾은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이곳 주민 주모(43)씨는 이날 자신의 집과 같은 동 16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관리사무소 방송을 듣고 급히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는 “방송에서 대피하라는 것을 듣자마자 나왔다”라며 “나와 보니 고층에서 불길이 솟구쳤고, 뒤이어 연기를 마신 주민이 구조됐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짚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수원 영통구 매탄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아파트 고층에서 불이 났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은 펌프차 등 장비 29대와 소방관 등 인력 80여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17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오후 2시20분께 불을 모두 껐다.

이 불로 인해 16층 거주자 A씨가 연기를 들이마신 것 외에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민 40여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다만, 지난 25일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2명이 숨지는 등 잇따르는 겨울철 화재 소식을 접했던 주민들은 이날 불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옆 동 주민 안모(41)씨는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도봉구 화재 사고’가 생각나 얼른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두 아이와 함께 집에 있던 주민 오모(39)씨는 “옆집에서 다급하게 문을 두드려서 화재가 난 줄 알았다”며 “이번 주 출근을 하지 않아서 망정이지, 집에 아이들만 있었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화재 관련, 주민과 인근 상인 등 신고가 소방에 50건 가까이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발화 지점인 16층 세대 거주자가 “(이날) 오전 10시께 에어프라이어를 작동시켜 놓고 잠이 들었는데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도 파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