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관광공사가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저출산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9일 인천관광공사는 내년부터 셋째 자녀를 출산한 직원은 인사고과 및 승진 연한에 관계 없이 자동승진 시키는 내용을 공표한 것이다. 올 연말부터는 둘째 자녀를 출산할 경우 연말 평가급을 산정할 때에 가점을 부여해 혜택을 더 주기로 했다. 실효성은 의문이나 여타 공공기관들의 동참을 유발할 수도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된다.

지난달에 인천시는 앞으로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18세까지 총 1억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인천형 출생정책)을 발표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기존에 지급되는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첫만남 이용권 등 7천200만원에 인천시가 천사 지원금, 아이 꿈 수당, 임산부 교통비 등으로 2천8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인천시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22년 기준 0.75로 전국 평균(0.78)보다 낮다. 대규모 택지개발과 기업유치 등으로 순유입 인구는 늘어나는 추세이나 출생인구가 감소하는 한계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통계청은 올해 출산율이 0.6대로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소멸을 경고했다. 정부가 해마다 막대한 규모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난국 타개에 힘을 보태야 한다. 건설관리업체인 한미글로벌의 가족친화 경영이 돋보인다. 임직원 결혼 시 주택자금 1억원 지원, 출산한 모든 구성원에 120일간의 유급출산휴가 제공, 셋째 출산 구성원 즉시 특진 등을 실시 중이다. 포스코는 저출산 해소를 그룹의 주요 목표의 하나로 정하고 2020년부터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 실시 및 1·2자녀 8천만원, 3자녀 1억2천만원, 4자녀 이상 1억6천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샘과 롯데칠성음료는 임신 여직원에 하루 2시간 근무단축 혜택을 제공 중이며 HD현대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그룹들은 사내에 대규모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출산 장려를 위한 사내 문화를 바꾸는 것은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가족친화 경영 격차 확대도 문제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중소기업은 언감생심이다. 큰 비용이 발생하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기업들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은 필수적이다. 향후 10년의 골든 타임 내에 반드시 저출산을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