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GTX-C 착공 기념사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GTX-C 착공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4.1.25 /연합뉴스
 

정부가 본격적인 GTX 시대를 선언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이용하면 인천과 경기 어느 곳에서든 서울 도심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이어 GTX-C노선 착공 기념행사에 참석해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어 교통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의 민생토론회에서는 기존 A·B·C 노선의 연장 계획과 대선공약인 D·E·F 노선 신설 계획을 주내용으로 하는 '2기 GTX'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D·E·F 노선을 내년 상반기 수립 예정인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혀 자신의 공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에 공개된 2기 GTX 청사진은 정부의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 중 하나다. GTX 개통과 연결이 핵심인 '속도 혁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고 있긴 하지만 철도·도로의 지하화를 통한 '공간 혁신'과 신도시광역교통개선을 통한 '주거환경 혁신'이 함께 어우러져 교통분야 혁신 전략의 3개 축을 이룬다. GTX 만으로 수도권 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정부 판단은 대체로 옳다. GTX가 획기적인 해결책이기는 하나 그 자체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공간 혁신과 주거환경 혁신 계획이 함께 맞물려 추진되어야 교통 격차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비록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기는 하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국토개발계획의 성격도 띤다.

정부의 이번 계획은 매일 출퇴근의 고통에 시달리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이런 거대한 개발 청사진에는 당연히 의심의 눈길도 보내지기 마련이다. 문재인 정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그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총선용 선심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노인 일자리 확대, 전기요금 동결 방침 등이 벌써부터 시비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이번 교통혁신 전략도 면밀하게 검토되지 않은 부분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합리적 의심을 살만한 소지가 분명히 있다. 노선 통과 지역의 주민 갈등, 건설업계의 상황, 지자체 재정 형편 등을 감안하면 자칫 시간만 끌면서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의심과 우려를 떨쳐내기 위해 정부는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