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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버스기사가 전기차 화재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경기도내에서 전기버스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9시에 안양시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애를 먹었는데 27일 오전 10시께에는 수원 북부권 공영차고지에 주차돼 있던 전기버스에서 또다시 불이 난 것이다. 최근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관련 화재 10건 중 1건이 전기버스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전기버스에 대한 운수업체 종사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안양 화재버스의 경우 수십 대의 소방차들이 동원되어 진화에만 무려 8시간 넘게 걸렸는데 1주일이 지난 20일에 또다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서 버스가 전소되고 말았다. 이 버스는 구입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최신 모델이었다. 2022년 12월 경북 김천시의 한 유치원에서는 통학용 전기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원생 등 42명이 긴급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모든 화재의 경우 초기 대응이 관건인데 전기버스의 화재 대응 매뉴얼은 있으나 마나이다. 차내에 소화기는 비치돼 있지만 전기버스의 배터리는 버스 지붕 위에 있어 소화기가 발화 부위에 닿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시내버스의 높이는 대략 3m인데 2층 광역버스는 무려 4.1m이다. 소방청의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를 보면 전기버스는 차량 상단에 감전 위험이 큰 고전압의 배터리가 부착되어 있어 사람이 버스 지붕 위에 올라가는 것을 금하고 있다. 전원 장치를 차단하고 탈출하는 것이 최선이다. 초기 대응이 마땅치 않아 버스 운전기사들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전기차는 대기오염과 소음 저감은 물론 연료비와 유지보수비까지 절감되는 탄소중립형 교통수단이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보조금을 주면서 전기버스 보급에 진력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지난해 기준 1천492대의 전기버스가 운행 중이다. 전국적으로 2017년 141대에 불과하던 전기버스는 2023년 7천992대로 57배 폭증했으나 전기차(전기버스 포함) 화재는 2020년 11건에서 작년 상반기에만 42건을 기록했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저가 공세는 설상가상이다. 2023년 10월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버스 중 중국산 비율은 47%이다. 전기버스에 불이 나면 배터리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된다. 신속한 대피가 관건인 만큼 실효성 있는 탈출교육 및 버스의 진화 장비 비치 의무화 등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