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진보연합 김성용 공동선대위원장, 진보당 송영주 총괄선대본부장,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새진보연합 용혜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민주연합추진단장, 조성우·박석운·진영종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민주연합추진단 정치협상책임자. 2024.2.13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민주연합)이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갖고 출범했다. 민주연합은 지역구·비례공천을 통합하고 공동정책과 공약도 발표한다고 한다. 민주연합은 통합진보당 후신인 진보당뿐만 아니라 연합정치시민회의도 참여하고 있다. 비례를 목표로 다른 한편에서는 새진보연합(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이 이미 결성됐다.

이름도 생소한 이들 정당은 민주당이 22대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준위성정당 창당을 도입할 것을 결정하면서 출현한 정당들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여야가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사실상 47석의 비례의석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군소정당의 원내 진입을 용이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선거법을 개정했지만 위성정당의 출현으로 법의 취지는 왜곡되고 거대 정당들의 기득권 챙기기는 여전했다.

민주연합과 새진보연합은 민주당과 친화적인 정치세력이다. 민주당은 진보당의 현역 강성희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전주을을 비롯해 경기 의정부을과 화성갑, 서울 관악을, 울산북 등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지역구 '양보'를 통하여 야권 후보 단일화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정당은 지역구나 비례대표를 막론하고 총선 이후에 민주당 '2중대' '3중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군소정당이라곤 하지만 연동형이 지향하는 진정한 군소정당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이다.

게다가 거대 양당에서 이탈한 제3지대의 개혁신당은 지난 9일의 전격적인 통합에도 불구하고 당내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정의당 출신의 류호정 전 의원과 배복주 전 부대표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낙연·이준석 두 공동대표 간에 불협화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대 국회는 역대 어느 국회보다 여야의 대립이 극단적이다.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준연동형과 준위성정당의 명분은 중간지대의 출현을 통한 거대 양당제의 혁파일 것이다. 그럼에도 작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22대 총선 결과 역시 의미있는 제3의 정치세력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럴 거면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다. 적어도 꼼수와 편법 정치는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국민을 위해 있는 건지, 국민이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총선 국면이 참담하다. 각 정파들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