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인천시장 백령도방문
유정복 인천시장이 28일 옹진군 백령면사무소에서 '2024 생생톡톡! 애인(愛仁) 소통'에서 2024년 시정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인천시청
 

연두방문의 마지막 행선지로 백령도를 찾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차질을 빚고 있는 인천~백령항로 카페리 투입을 위해 새로운 선박을 인천시가 직접 건조해 항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지난달 28일 백령면사무소에서 열린 백령면과 대청면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카페리 투입이 기약 없이 미뤄짐에 따라 주민 불편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을 호소하면서 특단의 대책을 요청하자 "9차 공모가 무산할 경우 반드시 배를 직접 건조해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영제 도입 가능성에서 한발 더 나간 셈이다.

백령도 카페리 직접 건조·투입 방안은 지난해 4월에도 언급됐다. 당시 인천시 해양항공국장은 사업자 선정이 계속 지연되면 "옹진군이나 인천시가 직접 선박을 건조해 인천교통공사에 위탁하는 방안까지 폭넓게 여객선 준공영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금과 결손금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인데 선박을 직접 건조하겠다는 의지까지 보탠 것이었다. 실제로 옹진군은 10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고 해도 나서는 선사가 없자 조례 개정을 통해 지원금을 180억원까지 올렸다. 또 시와 협의해 운항결손금을 향후 20년간 최대 358억원까지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러한 준공영제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차를 실어 나를 만한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정주여건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에 서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배를 건조해 항로에 투입하는 방안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물론 전남 신안군이 배를 건조하거나 중고선을 매입한 뒤 민관도선운영협의회에 맡겨 운영하는 좋은 사례가 있긴 하나 단순 비교엔 무리가 따른다. 신안군은 짧은 항로를 소형 선박이 운항하는 경우지만 백령도와 같은 긴 항로에 대형 고속선박을 투입하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과 운영 노하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간 영역의 문제를 공적 영역이 직접 개입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때 초기에 유효했던 방법들이 시간이 가면서 감당할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보아왔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같은 맥락에서 백령도 카페리의 직접 건조와 투입은 획기적인 방안이나 우려되는 부분 또한 적지 않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되어야 할 사안이다. 시장 발언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