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대표적 공약은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인천의 원도심 개발을 통해 원도심과 신도시 간 불균형 격차를 줄이는데 목표를 둔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인천 내항 일대의 재개발이다. 내항 기능을 재조정하면서 주변 지역 개발계획과 연계해 수변문화공간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주요 공약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인천을 홍콩, 싱가포르 등과 견줄 수 있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산업 육성과 글로벌 도시공간 창출 등 의제도 정하고 실행을 위한 세부 전략과제도 정했다. 두 프로젝트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2월과 3월 각각 비전 선포식 같은 성대한 행사를 가졌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그 이후 두 프로젝트의 행보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제물포 르네상스의 경우 인천시가 지난 주 '항동7가 연안부두 일원 도시공간 및 도시재생활성화 계획 수립' 용역을 공고하는 등 형식과 내용을 갖춰 일단 추진되어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인천을 방문해 가진 민생토론회에서도 프로젝트가 명확하게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역할을 다한 인천 내항 전체를 재개발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면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K-컬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대조적으로 이날 '뉴홍콩시티'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 발언의 내용과 맥락으로 미루어 짐작할 만한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그뿐이었다. 어떡하든 대통령의 입을 통해 사업과 계획의 명칭이 직접적으로 표현되도록 사력을 다하는 관행에선 예외적인 일이었다.
민선 8기 양대 공약 중 하나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사실상 실종 상태다. 지난해 비전 선포식 이후 가시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 비전과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으나 실제로 어떻게 실행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실현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투자 유치 계획도 선명하지 못한 상태다. 그 사이 함께 계획을 수립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후임 청장이 '뉴홍콩시티'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그나마 재외동포청 유치를 성과로 꼽는 것 같은데 지나치면 견강부회(牽强附會)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프로젝트의 현실성 있는 추진을 위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