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8~10시 봉사로 운영

교내 '천원의 아침밥' 수량 한정돼
도시락 나누다 따순 밥 공간 마련
내달 후원 진행 다른날도 운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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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상가건물 2층에서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고 있다. 이곳은 정경미씨와 자원봉사자들이 대학생들을 위해 운영하는 '천원의 아침밥' 식당이다. 2024.3.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어서 오세요. 특별한 밥집입니다."

14일 오전 7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상가건물 2층. 인하대학교 후문 쪽에 위치한 이곳 주방에선 학생들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채소를 다지는 소리, 국이 펄펄 끓는 소리, 밥솥에서 김이 빠지는 소리가 주방을 가득 채웠다.

올해 새 학기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두 시간(8~10시) 운영되는 이 밥집은 정경미(56)씨와 그를 돕는 봉사자들이 꾸려가고 있다. 자식과 같은 학생들의 아침밥 한 끼를 든든히 챙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봉사다. 이곳에 대해 설명하던 정씨는 "이제 학생들이 올 시간이 됐다"며 음식을 마저 준비했다.

오전 8시 식당 문을 열자 10분 만에 약 66㎡ 남짓한 공간을 10명의 학생이 채웠다. 이날 메뉴는 닭볶음탕, 소고기 미역국, 달걀말이, 김치다. 딸기, 오렌지, 식빵, 커피 등 후식도 준비됐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과 반찬을 학생들이 퍼담았다. 한 끼 밥값은 1천원이다.

이날 식사를 마친 인하대 23학번 전기공학과 안제호 학생은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밥 한 끼 사먹을 때도 부담스럽다. 천원에 이런 아침식사를 할 수 있어 식당을 열어주신 아주머니께 감사하다"고 했다.

20학번 통계학과 권우현 학생은 "교내 식당 '천원의 아침밥'은 수량이 한정돼 있어 신청도 어렵다"며 "혼자 살면 먹기 어려운 아침식사를 영양소까지 골고루 챙겨 먹을 수 있어 다음 주에도 방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했던 정씨는 2021년부터 도시락을 만들어 매주 토요일마다 인하대 후문에서 나눔 봉사를 했다. 이동하는 동안 도시락이 차갑게 식는 것이 안타까웠던 그는 더 많은 학생이 따뜻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 공간을 마련했고, 운영시간도 음식점 영업 전으로 정했다.

정씨는 "이 공간 월세는 인근 교회에서 후원을 받았고, 내부 단장은 인테리어업을 하는 남편과 내가 직접 했다"며 "식탁·의자·냉장고 등은 주변에서 얻어왔고, 식자재 구매 비용은 개인 사비와 봉사자들의 후원을 모아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 봉사 때부터 인연이 된 인하대 한 학생이 인하대 익명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리며 학생들의 입소문을 탔다. 지난달 말 첫 번째 봉사를 마친 뒤 학생들이 "돈을 받아달라"고 요청해 정씨는 기부금 형식으로 천원을 내도록 모금함을 뒀다.

정씨는 "아침밥을 맛있게 먹은 학생들이 '오늘만 하는 거냐'며 아쉬워할 때가 있다"며 "더 많은 학생이 아침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4월에는 펀딩(후원)을 진행해 다른 요일에도 밥집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