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도입 논의' 개편안 철회
혁신·홍보 TF팀 부서별로 차출
장기화땐 사업부 업무가중 우려

수원문화재단이 인사 개편 등 내부 혁신안을 발표하며 재단과 노조간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 수원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오영균 수원대 행정학과 교수가 재단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조직 혁신을 천명했다. 이에 기존 일반행정직으로 통합해서 채용하던 직원들을 직무별로 구분하고, 직렬별 인사평가도입과 부서장 평가, 동료 평가 등 기준을 마련하는 등 인사 조항 개편을 발표했다. 또한 각 부서에서 인원을 차출해 혁신 TF(태스크포스)팀과 홍보 TF팀을 신설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편안이 발표되자 수원문화재단 노동조합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개편안에 포함된 연봉제 도입이 주된 화두였다.

기존 수원문화재단은 호봉제 급여 체계를 채택하고 있었으나 성과별 평가 시스템 도입에 따른 연봉제가 논의에 오르자 반대 여론에 부딪힌 것이다. 내부 반발은 노조 가입률로 나타났다. 그간 재단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은 50%를 웃돌았지만 이달 9일 기준 135명으로 전체 직원 200명 대비 65% 가까이 가입된 상황이다. 이에 재단 측은 연봉제 논의를 개편안에서 철회했다.

다만 여전히 재단과 직원 간에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한 상황이다. 재단 노조 측은 오 대표 취임 이후 신설된 TF팀으로 인해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혁신 TF팀과 홍보TF팀은 기존 문화, 관광사업 담당 부서에서 각각 1~2명을 차출해 7명이 파견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해당 부서에선 차출된 인원이 하던 업무를 타 부서원이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TF팀은 해산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해 부서원이 파견을 나간 사업부에선 장기화할 경우 업무 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재단 측은 혁신 개편안 도입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단 측은 "오 대표 취임 이전부터 현행 정부의 지방 공공기관 혁신 기조에 따라 준비된 과정이었고 오 대표 취임 이후 구체적 방안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예산 삭감에 대한 대응도 또 다른 이유로 꼽았다. 지난 2022년 수원문화재단은 시로부터 370여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지만, 지난해 300여억원으로 삭감됐고, 올해 290여억원으로 재차 삭감됐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재단의 경영 평가가 혁신 과제 성과 달성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이번 개편은 재단 입장에선 불가피하다"면서 "삭감된 예산만큼 사업이 줄어들기 때문에 인원 감축에 대한 사업부의 업무 가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