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내외 유원시설' 경력만 요구
일부 지역 DJ도 겸해 사고땐 문제
문체부 "안전요원 추가 배치 검토"


4124124124124124.jpg
김기배 팔달구청장과 김재광 수원서부경찰서장이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4일 오후 수원 디스코팡팡 놀이기구 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2024.4.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안전관리자 없이 영업 재개를 예고했다가 뭇매를 맞은 수원역 디스코팡팡(4월5일자 6면 보도=안전관리자 없는 수원역 '디스코팡팡' 손님 대신 경찰맞이)에 이어 경기도 내 다른 지자체에서 영업 중인 디스코팡팡에도 안전과 관련한 자격증이 없는 직원들이 안전관리자로 선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안전관리자는 디스코팡팡의 DJ도 겸하고 있어 부실관리가 우려된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관광진흥법상 디스코팡팡은 일반유원시설로 분류돼 기기 관리 및 사고에 대응하는 안전관리자를 업장에 항상 배치해야 한다.

또한 6개 이상 시설을 설치한 종합유원시설 안전관리자는 기계·전기·전자 또는 안전관련 분야 기능사 자격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실내 디스코팡팡처럼 1개 내외의 시설을 설치한 유원시설은 일반유원시설로 분류돼 자격증이 없어도 안전관리자를 선임할 수 있으며, 유원시설업종에서 경력만 쌓으면 누구나 가능해 자격 요건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반유원시설은 학위에 따라 이공계 전문대학을 졸업할 경우 1년 이상의 경력,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할 경우 2년 이상의 경력, 자격과 학위가 없어도 5년 이상의 경력과 관련 기관의 안전교육 40시간 이수증만 있으면 누구나 안전관리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7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가 발생했던 수원역 디스코팡팡은 사건 당시 자격증 없는 이공계 전문학사 안전관리자가 등록됐다. 같은 해 5월 미성년자 성범죄가 발생한 의정부 디스코팡팡 역시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무자격 안전관리자였고, 최근 3년 사이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한 천안시 내 디스코팡팡 안전관리자도 별다른 자격증이 없는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이었다.

관련 학위조차 없는 안전관리자도 있다. 평택시의 디스코팡팡 안전관리자는 유원시설업에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선임됐고, 현재 폐업 상태인 화성 동탄신도시의 디스코팡팡 역시 지난해 6월까지 관련 자격증이 없거나 비전공자 직원들이 안전관리자로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관리 자격 요건이 간단하다 보니 일부 지역 디스코팡팡에선 DJ가 안전관리자를 겸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5일 안전관리자 변경 신청을 하고 영업 재개 움직임을 보인 수원역 디스코팡팡 안전관리자는 SNS상에서 타 지자체 디스코팡팡의 DJ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에선 안전관리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일반유원시설에선 인건비 등 이유로 자격증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다"며 "안전관리자 자격기준 상향 논의는 없지만, 유원시설에 안전요원 추가 배치 등 보완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