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를 사랑하는 동창모임, 김준혁 의원 고발

김준혁 “김활란 친일 미화하면 국회차원 대응”

김준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준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준혁(수원정) 의원과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김활란 총장’ 행적의 진실을 두고 역사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화를 사랑하는 동창모임’이 김 의원을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예고하면서, 김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활란의 친일행적’ 기록을 증거하며 국회 차원의 맞대응을 경고했다.

김준혁 의원은 18일 “역사학자 출신인 제가 마치 사실을 날조해 아예 근거 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호도해 언론을 이용하고 추가적 고소를 한 것이 오늘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강력 대응할 것이며 계속해서 김활란의 친일행적과 제자들을 이용한 부분을 미화 할 경우 동료의원들과 함께 국회차원에서 강력하게 조사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는 ‘이화를 사랑하는 동창 모임’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0일 경찰에 김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화를 사랑하는 동창 모임은 김 의원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유족과 전 총장 등 동창 1천400명이 별도로 모인 조직이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문제가 됐던 김 의원의 유튜브 방송 발언이 ‘허위사실’이며 이를 통해 이화여대와 이대 동창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미스러운일 없었다 VS 외국 정부 대표 접대 목적

김 의원은 ‘김활란의 친일행적과 제자 이용’을 주장하면서 페이스북에 관련 사료인 미군 방첩대(CIC)의 정보보고서를 실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1996년 중앙일보 현대사연구소가 발간한 현대사자료총서 1에 담긴 것으로, 중앙일보는 현대사연구소가 95년 미국이 비밀해제한 자료를 입수해 그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CIC 보고서는 낙랑(樂浪, Nang Nang)클럽을 ‘외국 귀빈, 대한민국 정부와 육군의 고위 관리들, 그리고 외국 정부의 주요 민간 대표들을 접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됐다’고 밝히고, ‘이 단체의 회원이 주로 이화여대를 졸업한 잘 교육된 여성들로 매력적이고 영어를 할 줄 아는 기량이 뛰어난 호스티스들로 한정됐다’고 적었다.

반면 이화를 사랑하는 동창 모임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낙랑클럽’을 “1948년 프랑스 파리 개최 3차 유엔총회 대표단으로 참가했다 문화외교 차원의 국제교류 필요성을 절감한 작가 모윤숙 주도로 여류명사 30여명이 참여해 발족한 민간교류 모임”이라고 정의하고, “회원은 영어를 구사하는 25~40세 이화여전 등 전문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전원 기혼의 여성”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국음식 소개, 한국전 참전 용사들에 대한 구호 원조 활동을 수행한 순수 민간 모임”이었다고 맞받았다.

뒤이어 “김활란 총장은 작가 모윤숙이 주도한 낙랑클럽 활동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고 했고, “낙랑클럽에는 미혼의 이화여대생이 참여한 바가 없고 미군 성상납 등 불미스러운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주장이 부딪히자 논란은 지난 4·10 총선 당시 ‘성상납’이란 용어를 둘러싼 ‘명예훼손’ 여부를 너머 낙랑클럽의 실체와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의 관계, 김 전 총장의 행적을 둘러싸고 ‘역사적 진실공방’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김 의원 측은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 명예회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수원정) 의원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준혁(수원정) 의원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