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발언으로 정회 된 대정부질문이 속개하지 못한 채 사실상 산회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하다 만 채’ 끝이 났고, 채상병특검법안 상정과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도 무산됐다.
채상병특검법 의결을 기다리던 온라인 시청자들은 방송이 아무런 설명없이 중단되자 원망을 쏟아냈다.
한 방송사가 라이브로 중개하던 2일 대정부질문은 정회 5시간여만에 라이브중개를 마쳤다. 본회의장을 비추는 화면은 ‘정회’ 상황에서 더 나아진 것이 없었다. 다만 중개를 마치기 전 국회 사무처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본회의장에 배포됐던 자료들을 모두 거둬들이는 모습이 비쳐졌다.
국민의힘은 자당 의원들에게 ‘금일 본회의는 정회 후 산회됐다. 예정됐던 무제한토론 및 야간 당번조를 포함한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는 안내를 전했다.
국회의장단은 본회의 산회 선포를 하지 않았지만 날짜가 바뀔 때 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산회된다. ‘정회 후 산회’는 날짜가 바뀌는 오전 12시까지 여야가 본회의 속개를 합의하지 못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김병주(남양주을)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진행한 질문과 답변에서 ‘일본과는 동맹이 아니다’라는 답을 얻으면서 국민의힘이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한 논평을 거세게 비판하는 중 “여기 정신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힘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언대까지 나와 항의했고, 회의를 진행하던 주호영 부의장이 사과를 재촉했음에도 김 의원이 거부해 결국 회의가 멈춰섰다.
이날 대정부질문은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11명의 여야 의원이 준비했다. 이중 김병주 의원은 5번째였다. 다른 의원들은 정치적 사안외에도 대북관계 악화, 긴밀해진 북러관계,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오물풍선 등 현안들을 발제하려 준비했다. 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말씀처럼 ‘국민의 권리’인 대정부질문은 절반도 못한채 강제종료 됐다.
여야는 본회의장 밖에서 ‘사과’를 두고 간극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박준태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신나간’ 망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즉각 사과하라. 사과가 없다면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역시 윤종군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일관계를 ‘동맹’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이에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 중 어느쪽이 문제냐. 국회 파행도유분수”라고 역성을 들었다.
당사자인 김병주 의원은 “국민의힘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 적반하장격”이라며 “(본회의 파행은) 국회 선진화법 위배다. (주호영) 부의장께 여러번 요청했는데도 안됐다. 고소할지 법적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간 ‘사과’와 ‘회의 속개’를 둘러싼 협상을 이어갔으나 소득은 없었고, 국민의힘은 자당 의원들에게 ‘정회 후 산회’를 공식화함으로써 이날 회의를 이어가지 않을 것을 선포한 셈이다.

채해병 특검법안을 의결하려 했던 민주당은 국회의장실에 속개를 요청해 온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애초 채해병 특검 상정을 반대해온 국민의힘이 김병주 의원의 발언 내용은 보지 않고 표현을 빌미로 파행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주호영 부의장이 사과를 전제로 속개하겠다는 것은 의사진행을 실질적으로 방해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또 유튜브 중개를 멈출 시각인 오후 10시를 넘은 시각, 민주당은 본회의장 밖에서 “매국적인 한일동맹 웬 말이냐, 국민의힘은 사과하라” “일방적 국회운영 주호영 부의장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제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