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강도 높은 새벽 로켓배송 현장
방문협의에도 현장 혼잡 이유 막아

‘로켓배송’으로 택배 노동자 사망사고가 속출해 업무환경을 점검하려 한 국회의원들을, 쿠팡이 막아섰다.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9인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근로감독관 등과 쿠팡 남양주2캠프를 방문해 심야 로켓배송 노동환경 점검에 나섰으나, 쿠팡은 정문을 걸어잠갔다.
민주당 이학영(군포) 국회 부의장과 김주영(김포갑)·민병덕(안양동안갑)·염태영(수원무)·이용우(인천 서을)·안호영·권향엽·박홍배·박정현 의원, 강민욱 쿠팡과로사대책위 위원장 등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날 오전 3시 쿠팡 남양주2캠프를 방문한 내용에 대해 이같이 알렸다.
의원들은 “노동자들은 계속 쓰러지고 사망하는데 아무도 작업환경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국회의원들이 방문해도 ‘문틀막’하며 문전박대하는데 현장노동자 산재유가족 쿠팡대책위 노동자들은 대체 어떤 식으로 대할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남양주2캠프를 운영하는 쿠팡CLS 대표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전화로 지시했고, 지시를 받은 직원은 “내부 현장이 굉장히 혼잡해 다수 인원이 한꺼번에 들어가면 안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시간을 끌었다.
의원들은 현장 직원의 문틀막은 애초 방문협의 때와 태도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영 의원측은 방문협의 당시 방문의원수를 전하고 보좌진까지 입장하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안전을 핑계로 말을 바뀐 셈이다. 의원들은 “문제 핵심을 은폐하려는 수작”이라고 직격했다.
전국에 쿠팡 센터는 11곳, 캠프는 70여곳에 이른다. 캠프는 분류작업과 배송작업이 이뤄지는 곳으로 쿠팡 내에서 노동환경이 가장 열악하기로 악명 높다고, 의원들은 지적했다.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과로사(추정)로 숨진 41세 고 정슬기씨가 일했던 곳이 남양주2캠프다.
민주당 의원들이 새벽 3시에 방문을 한 것도 로켓배송의 심야노동 상황을 점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의원들은 “이 심야시간대 이뤄지는 분류작업은 그 강도가 매우 높고, 이어지는 배송작업까지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지면서 노동자의 과로와 사망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새벽시간대 현장점검에 다시 나서고, 고용노동부가 심야노동 핵심시간대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나서도록 촉구하겠다고 했다. 당 차원의 대책위를 꾸려 법제도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보다 앞서 쿠팡의 문제를 지적해온 정의당은 2020년 대구에서 심야노동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장덕준씨의 과로사 배상 책임을 쿠팡이 4년동안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당장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반인권적이고 반생명적인 쿠팡과 계열사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