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쟁 휴전’ 목소리가 분출됐음에도 정치권에 새로운 갈등 요소들이 계속 공급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 8일 진행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강하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유 후보자가 잘못을 가리기 위해 아들핑계를 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가족의 아픈 상처를 비공개로 검증키로 해 놓고는 발췌 공개함으로써 ‘청문회의 금도’를 넘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과학기술정방송통신위원들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유상임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2013년 2월 후보자의 아들이 미국에서 불법체류한 시기에 현지 병원에 2주간 입원한 일에 대해 위원들은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법원의 강제입원이었고, 이때까지 질병 진단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런데 후보자는 사전서면질의에 질병때문에 입원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병원기록에는 아들이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부정기적으로 마리화나(대마초)를 흡입하고 있었다”(Reportedly he was using marijuana off and on, for a relatively brief period.)는 기록이 있다고 공개했다. 마리화나는 우리나라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규제되며, 흡입을 금지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후보자가 제출한 다른 병원 기록에도 아들이 이미 중학교 때부터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이 기술돼 있는데, ‘아픈 아이를 어떻게 8학군으로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시키나’라고 질책성 질문을 하자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고 답했다”면서 “자기모순에 빠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위원들은 유 후보자에 대해 “위장전입과 해외유학이 정말 아픈 아들을 위한 선택인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정책과 장관임용기준을 검증하는 자리에서 가족의 아픈 상처를 이용했다”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은 서울대병원이 발급한 병적판정서와 질환 진단기록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 야당청문위원들도 병역면제 판정도 모두 정당했다고 확인했다”면서 “그런데 그 기록의 연장인 미국 병원기록 일부를 교묘히 발췌 왜곡해 공직후보자 가족을 공격했다. 심각한 명예훼손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위원들이 입장문에서 미국 병원 기록 일부를 발췌한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더욱이 민주당이 발췌 왜곡한 병원이송기록에도 명백하게 no drugs (마약은 하지 않았다)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발췌문에는 마리화나 흡입 문장 뒤에 Denies using any other drugs라고 적혀 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검증을 빙자한 반인륜적 공격’이라며 “만약 의심이 남아있다면 청문보고서에 기록하는 정도”라며 “민주당은 반인륜적 공격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유 후보자가 “재료공학 분야 원천기술 개발에 탁월한 업적을 쌓은 대표적인 학자이자 연구자이며, 산학 연계와 이공계 인재 육성에 전념해 온 최고 전문가”라며 “유 후보자가 개발한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 공정 원천 기술은 초전도 케이블에 이용되어 송전 효율과 용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송전 설비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는 등 대한민국 초전도 기술 수준을 끌어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전문적 능력을 높이 샀다.
이어 “오랜 연구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국가 현안을 잘 이해하고 과학기술 정책을 잘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상임 후보자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아픈 자식을 둔 부모로서 더 잘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당사자인 아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개인정보가 공개된데 대해 아버지로서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이 부모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는 점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