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시장은 시장논리로 돌아간다. 소상공인 어려움을 덜겠다는 배달특급 취지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시장논리에서 살아남으려면 배달특급도 '자생력' 강화가 불가피하다.
■치열한 배달앱 경쟁...뒤처지는 '배달특급'
10년 전 배달앱 시장이 열린 후 민간배달앱들은 단골고객을 축적해왔다. 그럼에도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쏟아낸다.
민간배달앱 중 하나인 '배달의민족'은 출시와 동시에 다양한 광고 아이디어와 배달이 안 됐던 동네 맛집, 전통시장 등까지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다. 배민라이더스 운영으로 자체 배달 서비스도 만들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한 번에 한 곳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을 도입하자, 배달의민족도 지난해 '배민1(one)'을 본격 운영하며 빠른 배달 경쟁에 뛰어들었다.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요기패스를 내놓으며 신규 회원 수와 전체 주문 수가 1.5배 이상 늘었다. 월 9천900원만 내면 배달은 최대 3만원, 포장은 무제한 1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배달앱 최초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다.
배민라이더스·단건배달 도입
'요기패스' 멤버십 할인 구독
매달 수백억원 마케팅비 투입
이처럼 민간배달앱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달 수백억원씩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서비스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반면 배달특급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배달특급을 운영 중인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내에도 마케팅팀 등이 있지만, 이제 막 신사업 등을 구상하는 단계다. 현재를 기준으로, 배달특급의 소비자 혜택은 당초 시작했을 때와 같이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최대 15% 할인이 전부다.
■예산 의존 한계...자생력 강화에 공감
배달특급의 재원은 경기도 예산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비자를 끌어모으려면 민간배달앱처럼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데, 이 또한 '예산'으로 해야 한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배달특급 예산은 총 238억원이다. 2020년 21억원, 2021년 137억원, 2022년 8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예산을 살펴보면, 배달특급 서비스를 구축하는 '경기도 공공 디지털 SOC 구축'에 53억원, '디지털플랫폼 정착 및 활성화'에 84억원이 쓰였다. 올해는 서비스 구축 예산 10억원·플랫폼 정착 및 활성화 70억원이 편성됐다. 구축 및 관리비용에 대부분의 비용이 들어간 셈이다.
경기도 구축·관리에만 '예산'
연말 지역화폐 인센티브 소진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마케팅 수단인 '지역화폐 혜택'도 예산이 있어야 가능하다. 올해 지역화폐 예산이 대폭 늘며 전국에서 15조원에 달하는 지역화폐가 발행될 예정이지만,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도내 지자체마다 예산 소진으로 인센티브 지급을 중단하는 일이 반복된다. 인센티브가 중단되면, 배달특급의 지역화폐 혜택도 멈춘다. 이처럼 예산에 의존한 배달특급 운영이 계속된다면, 민선 8기 때도 배달특급이 달릴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한계에 대해 도와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도 공감한다. 자구책으로 올해부턴 배달특급 자생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프로모션과 이벤트, 브랜드 리뉴얼 등 다양한 방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배달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신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