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등 4개 시 8개 사업지 대상
사업계획 불이행·안전거울 파손 등 11건 발견
감사위 “시설물 관리 부서 명확하지 않아”

범죄예방을 위해 경기도 내 노후 지역 등에 설치된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셉테드,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시설이 일부 미흡한 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 감사위원회는 수원·파주·광주·구리 등 4개 시에서 진행된 8개 셉테드 사업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11건의 미흡 사항이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위는 2017~2022년 사이 준공된 도내 셉테드 사업지를 대상으로 조명·안심벨 등 시설물의 유지관리 실태를 현장에서 직접 조사했다.
감사 결과 적발된 11건은 ‘당초 사업계획 불이행’·‘안전거울 등 구조물 파손 방치’·‘야간 경관조명 미점등’·‘안심비상벨 미작동’ 등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수원시는 CCTV와 보안등이 있는 스마트 블랙박스 보안등이 사업 계획상 5대가 설치돼 있어야 했으나 실제로는 2대에 불과했다.
파주시는 여자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았고, 보도에 설치된 안전 거울이 깨져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바닥에 설치된 조명이 작동하지 않거나 CCTV 설치 안내 사인이 높은 곳에 설치돼 있어 잘 보이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감사위는 미흡한 시설물의 원인으로 시설물의 관리 부서가 명확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셉테드 사업지 설치 부서와 유지보수 부서가 달라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감사위는 유동 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많은 지역일수록 관리가 잘 안돼 전반적인 유지·보수 체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특정감사는 지난해 도 AI국에서 추진한 ‘경기도 데이터 분석사업’ 과제 가운데 하나로 ‘도민 관심사 분석을 통한 감사 주제 도출’이 선정됨에 따라 진행됐다.
도 감사위는 소셜 데이터를 분석해 도민안전·성인지 등 도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키워드를 도출해 셉테드 사업을 감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안상섭 도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지속된 셉테드 사업의 유지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도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 공공부문 건전성 개선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감사 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특정감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도 감사위원회 누리집(gg.go.kr/audit) 감사 결과 게시판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