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행복나눔… 깔끔해진 손님 기뻐할때 뿌듯해”

 

매달 하루 행정센터내 ‘작은 미용실’

부평 ‘명예사회복지공무원’ 활동도

특별한 보람… 위기가구 발굴 온힘

30여년째 인천에서 미용봉사를 이어온 부평구 머리사랑미용실 이옥선 원장은 “미용봉사를 하며 깔끔해진 손님들의 머리를 볼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2025.2.24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30여년째 인천에서 미용봉사를 이어온 부평구 머리사랑미용실 이옥선 원장은 “미용봉사를 하며 깔끔해진 손님들의 머리를 볼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2025.2.24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미용 봉사가 끝난 후 깔끔해진 머리를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 표정을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인천 부평구 갈산1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매달 하루 ‘작은 미용실’이 운영된다. 갈산동 머리사랑미용실 이옥선(63) 원장은 매달 첫째 주 화요일마다 저소득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미용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전신 거울과 의자만 둔 작은 공간이지만, 이씨는 한 달에 한 번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닫고 미용 도구를 챙겨 봉사활동에 나선다.

이 원장은 미용사 자격증을 딴 33년 전부터 미용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누적 봉사 시간은 2천시간이 넘는다.

이 원장은 인천 서구 성민병원(현 뉴성민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일로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계양구 작전동 계산교회에선 저소득층 외국인을 대상으로 머리를 잘라줬다.

이씨는 “병원 봉사 당시 전신 마비 환자들이 움직일 수 없으니 눕힌 상태에서 머리를 잘라주기도 했다”며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젊은 군인에게도 머리를 잘라줬는데,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그가 휠체어를 타고 찾아와 ‘머리를 깔끔하게 잘라줘 고마웠다’고 인사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원장은 부평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 내 위기가구 발굴에 힘쓰고 있다. 부평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에도 몸담고 있다.

이씨는 “종종 미용실을 찾던 장애인 부자(父子)가 세 달이 넘게 미용실을 찾지 않아 걱정이 돼 직접 집으로 찾아간 후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에 연결해주기도 했다”며 “고립되는 이웃이 없도록 언제나 주변을 살피겠다”고 했다.

이씨는 미용 봉사가 주는 보람이 특별하다고 했다. 그는 “취약계층은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미용이나 위생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아 남성 어르신들에게는 일부러 면도까지 해드린다”며 “깔끔해진 머리를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 가위를 들 수 있는 날까지는 봉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