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농악 전승 자부심… 지자체서 전수관 지어줬으면”
2015년 인천 무형문화유산 26호로
신명나는 묘사로 농사 전과정 재현
매년 관내 초등학교서 강습 활동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부평두레놀이를 알리고 있습니다.”
부평두레놀이가 올해로 인천시 무형문화유산 지정 10주년을 맞았다. 2012년 부평문화원의 사료 조사로 시작해 풍물단 구성, 시연회를 거쳐 2015년 3월 인천시 무형문화유산 제26호로 공식 지정됐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진순(67) 부평두레놀이보존회장과 공연두(62) 부회장은 부평두레놀이 풍물패 활동을 하면서 전승과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부평두레놀이는 일제강점기 이후 삼산동 일대에서 이뤄진 ‘두레’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두레란 과거 농경사회에서 이웃과 함께했던 공동 노동 풍습이다. 이는 ‘상부상조’ 정신을 담고 있다.
부평두레놀이는 농사 전 기원제인 ‘당산제’, 모내기를 준비하는 ‘모찌기’, 잡초를 뽑는 과정인 ‘김매기’ 등을 신명나는 풍물 공연을 통해 묘사한다.
김 회장은 “사실 두레놀이의 핵심은 풍물 공연보다 농사일이나 새참 먹기, 호미 걸이, 제사 등의 과정을 공연으로서 재현한다는 것”이라며 “공연을 할 때마다 점차 사라져가는 농경사회의 풍습을 사람들에게 알려내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했다.
보존회는 젊은 세대에게 부평두레놀이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부평 지역 초등학교 한 곳과 협약을 맺어 두레놀이를 가르쳐주고 공연을 올린다. 김 회장은 “농사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두레놀이에 많은 호기심을 보인다”며 “아이들에게는 특히 과거 농경사회 내 이웃 간 ‘정’ 등 연대의 가치를 알려주고자 노력한다”고 했다.
공 부회장은 보존회가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지자체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부평두레놀이 풍물 단원은 45명이다. 매년 풍물 축제 등에서 정기 공연을 올리고 있지만, 이들이 함께 모여 공연을 준비할 전용 공간이나 악기 보관 장소가 없는 상황이다.
공 부회장은 “두레놀이에 쓰이는 장구, 북 등 전통 악기는 습기에 무척 예민하지만 전용 공간이 없어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며 “장마철마다 악기에 곰팡이가 슬어 공연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잦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부평두레놀이 전수관을 조성해 더 좋은 공연과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부평문화원은 다음달 9일까지 ‘2025년 부평두레놀이 시민전수교육’ 참여자를 모집한다. 공 부회장은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하더라도 두레놀이에 대한 애정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