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버림받는 반려동물 수는 11만3천72마리에 달한다. 2023년 전국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수치다. 실제로는 몇 마리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유기·유실된 동물들은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간신히 구조돼 보호소로 이동한다. 지난 3월 경북 산불지역에서 다친 구조견 60마리도 반려마루 여주로 이송됐다.

“‘반달이’는 말괄량이 단발머리 믹스견입니다. 사람한테 푹 안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질투가 많아서 혼자 사랑받아야 하는 아이랍니다.” “스코티시 폴드 고양이 ‘새롬이’는 새침하지만 애교도 많습니다. 엉덩이를 만지면 냥냥펀치를 날릴 수도 있습니다.” 반려마루 여주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141마리가 새 가족을 찾고 있다. 반려마루 화성은 33마리, 반려동물입양센터(수원)에서는 12마리가 따뜻한 품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반려마루와 반려동물입양센터는 소중한 인연을 맺어준다. 반려동물 입양은 삶을 선물하는 것이라 말한다. 책임이 따르는 만큼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기도동물보호복지플랫폼 홈페이지에서 반려동물을 미리 볼 수 있다. 사진과 이름, 품종부터 건강상태와 성격까지 꼼꼼하게 소개한다. 예비 반려인은 입양 전에 교육을 받게 된다. 입양 신청서 심사와 상담도 받아야 한다. 반려동물을 5일 안에 집으로 데려가면 가족이 된다.

반려동물을 입양했다고 끝이 아니다. 입양 후 1개월, 6개월 단위로 사후관리를 받아야 한다. 반려마루 여주는 슬기로운 반려생활도 돕는다. 어린이 기초교육, 어질리티(장애물), 행동교정, 반려견 예절 교육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반려마루 화성은 이달 말 초등생 애견인과 동감(동물교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반려동물에게 책을 읽어주고, 수의사·훈련사·미용사 체험도 할 수 있다.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용은 14만2천원이다. 반려인의 93%는 1년에 한 번 이상 동물병원을 찾는다. 아이 한명 키우듯 정성을 쏟아야 한다. 경기도가 반려인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유기동물을 입양하면 펫보험 가입비를 지원해준다. 1년 동안 입원·통원비, 수술치료비, 배상책임비를 보장받게 된다.

반려동물 입양은 평생 가야 할 약속이다. 소중한 생명을 돌보고 책임지는 일이다. 보호소 강아지들은 착한 주인 만나 ‘견생역전’하는 게 꿈일 테다. 갈 곳 잃은 유기 반려동물은 사람의 손길이 간절하다.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