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지난달 30일 구재평 의원 주최로 열린 ‘성남 위례·복정1지구 학교문제’ 토론회. 2025.4.30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지난달 30일 구재평 의원 주최로 열린 ‘성남 위례·복정1지구 학교문제’ 토론회. 2025.4.30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위례 성남 학령인구 31.4%

2기 신도시 중 최고수준

과밀 우려, 특히 한빛중 문제

당초 예정 중·고교 각 1곳 폐기돼

복정1지구도 중학교 1곳 사라져

“정원 870명인 학교에 1천160여 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교실이 모자라 특별활동실을 개조해 쓰고 있고 운동장 하나를 3~5개반 아이들이 나눠 쓰고 못나가는 아이들은 교실체육을 합니다. 아이들 1명당 허용된 공간이 3.3㎡정도 밖에 안됩니다. 학습할 공간은 물론 청소년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수 있는 공간도 제대로 없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지난달 30일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구재평 의원 주최로 열린 ‘성남 위례·복정1지구 학교문제’ 토론회에서 아들 셋 중 둘째가 위례한빛중학교에 다닌다는 이은숙 학부모(위례한빛고 운영위원회 위원장)가 대책을 호소하며 한 말이다.

위례한빚중학교는 2016년 개교 당시 총 30개 학급 870명 규모로 설립됐다. 하지만 2024년에 1천40명, 올해 1천160명으로 학생이 늘어났고 내년에는 1천28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은숙 학부모는 “좁은 공간에서 과하게 많은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학생 수가 많다 보니 그에 비례해 안전사고 발생 건수도 높고, 안타깝게도 학생 간에 심리적·물리적으로 부딪치는 일도 다른 학교들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울먹이다시피 했다.

■성남 위례·복정1지구 실태

성남 위례에는 성남시 행정동 중 가장 많은 4만6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화성시연구원 테이터센터장인 조진숙 박사는 토론회서 실증분석한 결과를 토대 학령인구가 전체의 31.4%에 달하고 이는 2기 신도시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성남 위례에는 초등학교 4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이 있다. 조진숙 박사는 모든 학교가 과밀 또는 과밀 근접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동탄신도시보다 더 나쁜 수준이며 특히 한빛중학교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 다자녀·신혼부부 특별공급이 포함된 1천309세대 입주가 시작되는 등 성남 위례 인구가 더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복정1지구(57만7천708㎡)는 헌릉로를 사이에 두고 성남 위례 맞은편에 조성되고 있다. 4천322세대가 들어서는 데 주변 단독주택지와 오피스텔부지까지 합산하면 총 5천500세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학생 발생수는 초등학교 1천200명, 중학교 3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교는 기존의 복정고등학교와 신설 예정인 초등학교 1곳 외에 중학교는 없다.

복정지구 학부모협의체 한연수 위원장은 “학군에 따라 중학교 아이들이 차량 통행이 많은 비탈진 도로를 따라 도보로 39분 가량 창성중으로 가야하는데, 재개발이 진행 중인 산성구역 헤링스톤에 3천800가구가 입주하게 되면 그나마 창성중도 과밀이 될 가능성이 높고 수정·중원 중학군 내 다른 학교로 가야 한다”며 “기본적인 중학교도 없이 버젓이 A2, A3블록은 결혼 장려 및 출산률을 제고를 목표로 하는 신혼희망타운이라고 명명한뒤 다자녀는 가산점도 줬다. 진정한 어불성설”이라고 개탄했다.

위례·복정 학생 4천명 추가 유입 추산

“초·중·고 최소 4곳 신설 시급” 지적

학군조정·기존 학교 증축 목소리도

학부모들 단체 구성 청원 등 행동

■사라진 학교들

당초 성남 위례에 계획된 학교는 초등학교 4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2곳이었다. 하지만 신도시가 본격 조성되는 과정에서 중학교 1곳과 고등학교 1곳이 사라졌다.

고등학교 예정부지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청년신혼부부용 아파트(470세대)가 들어섰고, 중학교 예정부지는 임야지역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학교부지가 변경·폐지되면서 주민공청회 한번 없이 지금의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복정지구에는 중학교가 예정돼 있었지만 역시 조성과정에서 사라졌다. 한연수 위원장은 “LH·성남시·교육청이 폐지된 중학교 설립을 시급하게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학부모들 집단행동

위례지역 학부모들은 교육환경 개선을 호소하며 2023년 11월 협의체를 구성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한발 더 나아가 ‘위례지역 학부모 연합’를 결성했다. 복정1지구는 A1·A2·A3·B3 입주예정자를 중심으로 학부모협의체가 구성됐다.

학부모들은 각계에 호소했지만, 교육당국은 결정된 사안이라며 손 놓고 있고 성남시는 교육당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나서지 않는다고 분개하고 있다.

실제 토론회에는 성남교육지원청 행정국장과 경기도교육청 팀장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불참해 빈축을 샀다. 구재평 의원은 “토론회 3일을 앞두고 불참을 통보해 왔다. 이유를 물었으나 특별한 사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성남 위례와 복정1지구 학부모들은 연대해 일단 학교신설 및 학군조정 청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진숙 박사는 “과밀은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도미노처럼 이어지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진다. 위례 인구증가와 복정1지구 입주를 감안해 전체적으로 초등 2천265명, 중등 961명 및 고등학생 748명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에 대한 신설 등의 대책 마련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이런 학교 신설외에 복정1지구·성남위례 간 학군조정, 기존 학교 증축 등을 통해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