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와 한동훈의 중도우파 대연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와 한동훈의 중도우파 대연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가 3일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되면서,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 후보와 출마 선언을 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비해 지지율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단일화를 통한 반전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김 후보는 경선 과정부터 한 전 총리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반이재명 단일화는 필수”라고 못박았다. 여기에 한 전 총리도 최근 “승산은 단일 대오에 있다”며 단일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어,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방식과 시기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까지 1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은 지지율 경쟁보다는 여론 추이와 명분, 실리를 저울질하며 주도권 쟁탈을 위한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오늘 후보가 결정된 만큼 각 진영의 실무 접촉을 통해 협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김-한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까지 포괄하는 중도우파 대연합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민주당 이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질 경우, 보수·중도 진영이 반이재명 연대를 전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일화의 구체적 방식을 두고는 시각차가 있다.

김 후보는 경선 당시부터 단일화를 공언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한 전 총리는 실무협상보다는 후보 간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으로 단일화한 방안이 재현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로 김 후보가 확정된 만큼 양측 후보가 직접 ‘담판’을 통해 한 사람을 추대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당 지도부는 선거공보물 발주 일정 등을 고려해 늦어도 후보 등록일(10~11일) 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시간은 많지 않다. 단일화 시계는 이미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김 후보의 한 측근은 “후보가 결정된 만큼 한 전 총리와 담판식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결국 김 후보 중심의 단일화로 귀결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향후 김 후보의 지명 효과에 따른 여론 추이와 한 전 총리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단일화 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양측의 주도권 경쟁과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의종·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