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 시차원 넘어 국가 기념일 지정 노력
기념관 건립 필요… 일대 명예도로 지정 추진
인천시, 기념관 건립 “희망 주는 공간 되길”

“인천5·3민주항쟁을 기억하고, 계승·발전시키겠습니다.“
‘인천5·3민주항쟁 39주년 기념식’이 3일 오후 옛 시민회관 쉼터에서 개최됐다. 이 곳은 39년전 인천5·3항쟁이 벌어졌던 현장이다.
인천5·3민주항쟁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최대 시위였다. 1986년 5월 3일 인천 남구 시민회관 사거리(현 미추홀구 옛 시민회관 사거리) 일대에 시민, 학생, 노동자 5만여 명이 운집해, 군부 독재 정권을 규탄하고, 직선제 개헌을 주장했다. 또 현 정권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노동3권 보장 등 다양한 주장과 구호가 공존했다. 인천5·3민주항쟁 영향으로 이듬해인 1987년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 주춧돌 역할을 한 인천5·3민주항쟁을 기억하고, 민주주의를 외쳤던 이들의 정신을 계승·발전하자고 강조했다.

이민우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인천시가 오는 7월 5월3일을 인천시 기념일로 지정한다고 한다. 앞으로 인천시 기념일을 넘어 국가 기념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1986년 5월 3일에 민주주의를 향한 위대한 투쟁을 했던 시민, 학생, 노동자를 기억하고, 그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투쟁을 잊지 않고 기리자”고 말했다.
특히 이민우 이사장은 인천민주화운동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옛 시민회관 쉼터를 ‘5.3민주공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이 일대 도로를 ‘5.3민주로’란 이름의 명예도로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인천시도 민주화운동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정무부시장은 유정복 인천시장 축사를 대독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39년전 오늘 인천에서 울려 퍼진 민주화의 외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전환점이 됐다”며 “자유와 정의를 향한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외침은 국민 소망인 개헌으로 이어져,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냈다”고 했다.
이어 “인천시는 민주화에 헌신한 분들을 기리고, 미래 세대가 민주주의 참된 가치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민주화운동관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천 민주화운동 기념관이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인천시교육청은 7개의 민주 로드(load)를 만들었다”며 “우리 아이들이 답사를 통해 내가 발딛고 사는 인천에 어떤 역사가 담겨 있고, 대한민국의 역사가 스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제주 학생들은 인천에서 5·3항쟁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인천 학생들은 제주도에서 4·3항쟁을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중가수 윤선애와 5·3합창단이 축하 공연을 진행했다. 특히 5·3합창단은 인천5·3민주항쟁의 시민정신을 담은 창작곡 ‘5월의 또다른 빛’을 불러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또 마지막으로 부른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를 때에는 참석자들이 모두 손을 잡고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인천민주화운동센터는 이날 행사 직전에 ‘시민 함께 걷기’를 진행했다. 옛 시민회관 쉼터에서, 주안역, 주안1동 성당을 거쳐 다시 옛 시민회관 쉼터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또 오는 9일까지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에서 ‘다시 부르마, 민주주의여’를 주제로 인천5·3민주항쟁 사진전이 진행된다.

한편 이날 행사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김교흥(민·서갑)·이훈기·(민·남동을)·이용구(민·서을) 국회의원, 이명숙 전 인천시의회 이원, 김광호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 고남석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