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후보단일화가 아니라 후보교체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김문수 후보 캠프는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제15차 전국위원회 소집 공고’와 ‘제6차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낸 데 대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밤늦게 이헌승 전국위원회 의장 명의로 전국위원회 및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냈다. 전국위원회는 오는 8~11일 사이에 비대면 회의 및 ARS 투표 방식으로 열 예정이이고, 이후 10~11일 중에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의 일시와 장소, 안건을 모두 ‘추후 공고’하겠다고만 했지만 김문수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 추진이 아니라 후보 교체에 나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 대선 후보 단일화 실무 역할을 한바 있는 한 당내 인사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아직 후보 등록전 단일화 시간은 충분하다”면서 “당 지도부가 어제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낸 것은 후보 단일화 추진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방점이 있다기보다 결국 후보 교체를 위한 압박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 측 인사는 “당 지도부가 2주 전 우리 당 후보 경선 기간 중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공관을 찾아가 부부동반 식사를 하면서 단일화 후 대선 지원을 약속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게 후보 교체지, 무슨 단일화냐”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캠프 측은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지금 여론조사에서 한덕수 후보가 이재명을 이긴다는 조사가가 나온 것도 없고, 동네선거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으로 검증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카드를 억지로 내미는 건 상식에 부합하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전날 저녁 8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면담했고, 단일화 추진과 후보 지원을 위한 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게 김 후보 측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소집과 관련, 구체적인 안건을 공고하지 않았지만, 향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문수 후보 캠프는 전날에 이어 2차 입장문을 통해 의제와 안건도 공개하지 않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했다. 김 후보는 “당에서 단일화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사실, 의구심을 짙게 하는 당의 조치들 때문에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날 포항 등 산불 피해지역 및 TK지역 민생 현장을 돌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김대식 의원 등을 급파한 것에 대해서도 김 후보측은 “‘단일화’를 위한 게 아니라 후보교체를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