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원’ 최원용 경기경제청장 사의… 공직 이탈 신호탄 되나

정년 2년여 남기고 명예퇴직 신청

李 후보 재직 당시 정책시행 앞장

道 1급 공무원 4자리 중 3개 공석

정무직 복귀 미완 도정 공백 우려도

지난 2020년 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임용장을 받은 최원용 당시 기획조정실장./경기도 제공
지난 2020년 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임용장을 받은 최원용 당시 기획조정실장./경기도 제공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이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전직 경기도지사이기도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청장의 사직이 대선과 맞물려 경기도 공무원들이 이탈하는 ‘신호탄’ 격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 청장은 이달 초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퇴직 절차가 완료되는대로 이 후보 측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1967년생인 그는 지난 1996년 1회 지방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도에서 정책기획관, 일자리노동정책관, 농정해양국장, 도의회 사무처장, 기획조정실장, 의왕·평택시 부시장 등 다양한 요직을 거친 핵심 간부 공무원이다.

특히 이 후보가 도지사로 재직했던 시절엔 기획조정실장으로서 그의 주요 정책 시행을 이끄는데 앞장섰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을 전 국민에 각인시킨 전 도민 재난 기본소득 지급이 대표적이다. 도의회 국민의힘 반대 속 당시 최 청장은 도 정책과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으로서 전 도민 재난 기본소득 지급을 원활히 이끌었고, 이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 상대적으로 수원에 집중돼있던 경기도 산하기관들의 이전 역시 그가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하던 시기에 단행한 것이다.

아직 정년 퇴직 시점까진 2년 가까이가 남았지만 대선 기간 이 후보의 공약 실현 방안 마련 등을 돕기 위해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출생으로, 평택시 부시장을 역임해 지역 사정에 밝은 만큼 지역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할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평택지역 안팎에선 최 청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최 청장의 사직이 경기도 공직사회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된다. 이 후보가 도지사로 재직하던 시기 최 청장처럼 이 후보와 비교적 밀접하게 일했던 공직자들이 자리를 옮기게 될 지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릴레이 사직이 발생할 경우 임기가 1년여 남은 현 ‘김동연호’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최 청장의 퇴직 절차가 완료되면 경기도의 1급 자리 4개 중 행정1부지사직을 제외한 3개가 공석이 된다. 김 지사의 대선 경선 도전을 위해 사직했던 정무직 공무원들이 도청으로 채 복귀하지 않은 와중에, 대선 지원을 위해 그나마 있던 공무원들도 퇴직하면 도정 공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