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무원 밴드 ‘민원서류’ 왕실도자페스티벌서 공연 성공리 마쳐

“다들 무대가 처음이다보니 긴장을 많이 합니다. 손이 떨리고 눈앞이 깜깜하지만 멤버들을 보면 즐겁고 스트레스도 날리게 됩니다.”

총 22만여 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은 ‘광주왕실도자페스티벌’이 1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던 최근, 행사장인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 윤수일의 ‘아파트’가 밴드 사운드로 울려퍼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집중됐고, 삼삼오오 모여든 관객들은 낯선 밴드의 공연에 주목했다.

주최 측에서 초청한 가수일거라 생각했지만, 이들은 지난해 창단한 광주시청 공무원 직장인 밴드였다. 팀명은 ‘민원서류’. 순식간에 무대를 장악한 그들의 열정에 관객들도 금세 달아올랐다. 멤버들의 열정과 기량은 현업 밴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통상 밴드명은 강렬하고 열정적인 인상을 준다. 시청 공무원으로서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우리의 열정을 가장 잘 담아낸 이름이 ‘민원서류’라 생각했다”고 김도형(광주시청 교통시설과 7급) 밴드 회장이 독특한 팀명 탄생의 비화를 소개했다.

사실 ‘민원서류’는 이번 공연까지 이어지리라 당초 생각치 못했다. “지난해 밸런타인데이(2월14일)에 팀이 결성됐다. 예전에도 시청에 밴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명맥이 이어지지않아 종무식때 공연 한 번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드럼을 맡고 있는 팀의 맏형인 문화관광과 조현주 팀장이 전체직원을 상대로 팀원을 모집하는 메일을 뿌린 것이 시작이었고, 이에 답한 8명(기타, 키보드, 드럼, 보컬)이 뭉쳤다. 추후 베이스와 매니저가 합류하며 멤버 10명의 팀을 완성하게 됐다.

2000년생 9급 막내부터 1976년생 6급 팀장 선임까지 두루 모였다. 연습은 퇴근 후 하는데, 이번 공연을 앞두고는 두달 전부터 퇴근 후 오후 10시까지 연습에 매달렸다.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 ‘민원서류’는 올해 더 빛나려 한다. 2025공무원 음악제에 참가준비 중이고 올해 종무식에서도 다시 한 번 물오른 기량을 선사할 예정이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