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시화호 인근에서 검거

범행 이유 묻자 “돈 꿔놓고 안 갚아”

범행 모두 시인, 야간조사 진행 예정

시흥 흉기사건의 용의자인 차철남이 19일 경찰에 긴급체포돼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5.5.19 /연합뉴스
시흥 흉기사건의 용의자인 차철남이 19일 경찰에 긴급체포돼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5.5.19 /연합뉴스

시흥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시흥 흉기사건의 용의자인 중국동포 차철남이 사건 발생 약 9시간 50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차철남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경찰은 대대적 수사에 나선 결과 검거에 성공했다.

1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시흥경찰서는 오후 7시 24분께 살인 등의 혐의로 차철남(57)을 긴급체포했다.

차철남은 시흥시 정왕동 소재 자택 등에서 2명을 살해하고, 이날 인근의 편의점주와 집 건물주 등 2명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차철남을 공개수배하고 추적하던 중 시흥시 정왕동 시화호 주변에서 그를 검거했다. 차철남은 범행 사실들에 대해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8시 32분께 시흥경찰서로 압송된 그는 범행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경제적인 거래가 좀 (있었다). 저한테 돈을 꿔갖고, 갚지 않고 12년씩”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을 하는 모습. 2025.5.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19일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을 하는 모습. 2025.5.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앞서 차철남은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 인근에 평소 자신이 다니던 편의점의 점주 6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A씨는 복부와 안면부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차철남이 A씨가 자기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A씨를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차철남이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것은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최초의 사건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확인했으나, 영상이 흐릿해 용의자가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것 외에는 신체적 특성이나 옷차림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편의점 앞을 지나던 승용차를 보고 해당 차량이 용의차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차적 조회를 통해 차주의 신원이 중국동포 50대 B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곧장 B씨의 주소로 찾아간 경찰은 집 안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으며, 타살 혐의점은 있으나 살해 방법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차철남은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께 범행이 발생한 편의점으로부터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 C씨도 흉기로 찔렀다.

C씨 역시 복부 자상 등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C씨의 진술에 따라 차철남은 평소 C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C씨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차철남의 집 안에서 또 다른 50대 중국동포 D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역시 타살 혐의점은 있지만, 어떻게 살해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도주한 차씨의 검거가 장기화되자, 경찰은 오후 6시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피의자 신상과 인상착의 등을 공개했다. 결국 사건 발생 9시간 50분만에 차씨가 경찰에 검거됐고 차철남은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철남은 피해자들과의 관계 및 범행 동기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중 사망자들의 경우 시신의 부패 정도로 볼 때 사망한 지 시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철남을 오후 8시 30분께 시흥경찰서로 압송해 야간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에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