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앞에서 방탄유리가 설치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2025.5.1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앞에서 방탄유리가 설치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2025.5.19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 방탄 유리가 설치된 것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치 쇼”라며 강하게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자들의 안전을 위한 요청”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신동욱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어제 이재명 후보의 유세 장면을 보고 경악했다”며 “방탄 유리를 여러 개 세워 놓고 유세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재명 후보 본인이 그렇게까지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죄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면 납득이 가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명백한 정치 쇼”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식 통치의 예고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과거 독재자들처럼 바주카포도 막는 방탄차를 타고 다니며 관저에만 틀어박히는 통치를 할까 우려스럽다”며 “정치는 비판을 감수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앞에서 방탄유리가 설치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2025.5.1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앞에서 방탄유리가 설치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2025.5.19 /연합뉴스

신 대변인은 또 “과거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해방 이후에도 지도자들은 수십만 명 앞에서 방탄 유리 없이 유세했다”며 “국민 앞에 자신을 유리막으로 감추는 것은 오만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제 총기 밀반입설을 이유로 방탄 유리를 설치했다는 주장도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기자들의 질문에 “방탄 유리 설치는 지지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유세 현장에서 후보의 안전을 걱정한 청중들이 오히려 ‘들어가라’며 유리 안에서 연설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유세 장면은 유튜브와 방송사를 통해 많은 국민이 시청하는데, 방탄 유리 안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지지자들이 오히려 안심하더라”며 “후보의 안전을 걱정하는 국민의 마음이 확인된 현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방탄 유리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후보의 신변 보호와 대중과의 소통 사이에서 선거 유세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안전과 진정성 사이에서 어떤 판단이 국민의 선택을 이끌지도 주목되고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