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특강’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1분기 GDP 성장률 역성장 기록

미·중 통상갈등에 수출 ‘빨간불’

노동인구 감소에 기술개발 대안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21일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제35회 명사특강 연사로 나와 강연을 하고 있다. 2025.5.21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21일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제35회 명사특강 연사로 나와 강연을 하고 있다. 2025.5.21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는 생산성이 점점 둔화될 것입니다. 구조개혁과 규제 합리화 등이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21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제35회 명사특강 연사로 나와 ‘최근의 대내외 경제 여건과 한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세는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에 도달한 상태”라며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정국불안과 고금리, 미·중 통상 갈등 등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0.1%로, 두 지표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의 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하며 가장 큰 변동률을 보였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전체 GDP 하락을 견인했다.

정 실장은 “고금리는 그나마 조금은 해소돼가는 과정에 있고, 건설 투자도 더 나빠질 가능성도 크진 않다”며 “다만, 미·중 통상갈등은 이제 시작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유지되는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정책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워 불확실성 지수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2025년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선 내수 부진이 지속하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에는 올해 경제 상황이 상당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내 정국 불안과 관세 이슈가 생기며 오히려 나빠지는 방향으로 갔다”며 “올해 내수는 그대로 안 좋은 상황에서 수출이 많이 깎이며 경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또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미국 관세정책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장기적인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도 했다.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는 2019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령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동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를 토대로 한 경제 성장이 가능했으나, 노동력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게 정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체계가 노동력이 줄어드는 현재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 좀 더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기만 해도 우리나라의 생산성이 올라갔지만, 이제는 스스로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단계”라며 “앞으로는 경제 구조·규제 개혁이 잘 돼야 GDP 둔화 등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