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국가 향한 낙인 연결 우려
온라인 커뮤니티 불안 글 올라와
중국 국적자는 선입견 걱정 토로
전문가 “소외 안되게 교류 필요”

경기 남부지역에서 중국 동포가 벌인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특정 국적을 향한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19일 시흥시 정왕동에서 중국 국적인 차철남(57)이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 동포 형제 2명을 살해하고, 주거지 인근 편의점주와 자기집 건물주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검거됐다. 같은날 새벽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40대 중국 동포가 주점 데크에서 술을 마시던 20대 남녀에게 흉기를 들고 돌진하는 일이 벌어졌다.
잇따른 범죄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안양에 사는 김모(29)씨는 “칼부림을 했다는 뉴스가 자주 들리니까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며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거리는 범죄자가 있을까봐 찾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선 이번 사건 이후 특정 국적에 대해 불안감을 표현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동포들은 낙인이 찍힐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21일 수원시 팔달구 다문화거리에서 만난 길림성 출신 김모(45)씨는 “동포들이 하루 동안 연이어 흉기 난동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니까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딜 가든 이상한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혹여나 선입견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다문화거리 한 식당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 박모(50)씨는 “25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데, 주변에는 평범하게 일하며 사는 동포들이 대부분이다”며 “이곳은 한국인도 많이 오는 식당인데 이상한 소문이 퍼져 손님이 줄어들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중국 동포들이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인식은 편견에 가깝다. 지난 2021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중국인의 검거인원지수(인구 10만 명당 검거인원)는 내국인의 절반(59%) 수준에 머물렀다.
또 외국인 범죄 중 중국 동포가 저지른 사건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기도 내 거주 중국인 비중이 높은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도내 거주 외국인 60만7천431명 중 중국 동포가 45.6%(27만7천158명)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를 저지르는 외국인은 전체 인원 중 극소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 체류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늘어나는 것”이라며 “중국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은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주시하기가 어렵다.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교류, 소통하는 게 범죄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