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용기있는 울림 전해

■ 토끼 구름 토끼┃김진희 지음. 책읽는곰 펴냄. 44쪽. 1만5천원

‘하얗고 몽글몽글한 토끼가 되고 싶은 작은 구름. 구름은 바라는 대로 토끼가 될 수 있을까?’

그림책 ‘토끼 구름 토끼’는 이런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던 구름은 토끼가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토끼마을에서 살아가는 토끼의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살랑바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결국 토끼로 변신한 구름. 구름은 곧장 토끼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순간에 여러 난관을 마주한다. 가뭄으로 인해 정성껏 만든 당근밭 농사를 망칠 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늑대에게서 도망치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르기도 한다.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순탄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만난 이웃 토끼들은 늘 구름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토끼마을 이웃들은 구름을 ‘토끼 구름’이라 부르며 구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구름은 토끼마을 이웃들에게 힘을 얻고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간다. 책 말미에 이르면 구름은 “나는 구름, 토끼 구름, 토끼 구름 토끼”라며 자신을 긍정하고 수용한다.

자신의 모습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일은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토끼가 된 구름과 함께 하는 여정을 통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파스텔톤의 그림체도 책 속 이야기에 따뜻함을 더한다.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김진희 작가는 ‘마법 식당: 나와라, 황금똥!’으로 제1회 비룡소 캐릭터 그림책상을 수상했고 다양한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