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유기동물 보호센터 지정 취소하라”

동물보호단체 ‘더가치할개’는 23일 인천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 유기동물 보호기관으로 지정된 A병원이 병원이 아닌 야외 ‘뜬장’에 유기동물을 방치했다며 서구에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2025.5.23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동물보호단체 ‘더가치할개’는 23일 인천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 유기동물 보호기관으로 지정된 A병원이 병원이 아닌 야외 ‘뜬장’에 유기동물을 방치했다며 서구에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2025.5.23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을 받고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인천 한 동물병원이 병원이 아닌 야외 ‘뜬장’에 유기동물을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 동물보호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동물보호단체 ‘더가치할개’는 23일 인천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기동물 보호비용만 챙기고 동물들은 열악한 환경에 방치한 A병원을 규탄한다”며 “서구는 A병원을 유기동물 보호센터 지정 취소하고, 다른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서구가 유기동물을 관리를 위탁한 A병원 측이 병원장 지인이 소유한 농장에 개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구는 지난해 A병원을 ‘서구 유기동물 보호센터’로 지정하고 1마리당 15만원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고희경 더가치할개 대표는 “유기동물이 있는 농장을 찾아가 보니 개들이 ‘뜬장’(바닥면이 철조망으로 이뤄져 공중에 떠 있는 우리)에 갇혀 있었고 곰팡이가 생긴 사료를 먹고 있었다”며 “지자체 지원금을 받고 유기동물을 보호하기로 한 병원이 동물 학대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구는 A병원이 입양 공고 기간(10일)이 지나도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아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을 병원이 아닌 다른 공간에 보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월 A병원에 시정 조치를 요구해 농장에 있던 유기동물이 모두 병원에 머무르고 있다고도 했다.

서구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A병원이 지정된 공간이 아닌 야외에 유기동물을 보호했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해 죄송하다”며 “동물보호단체의 요청대로 A병원을 유기동물 보호센터 지정 취소할 경우 이곳에 머물던 동물들마저 갈 곳이 없어져 지정 취소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