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상 강우, 수질환경 악영향
수자원공사 ‘골든타임’ 신속 행동
발생억제·감시강화·차단 제거 등
‘내가 마시는 물’ 지키는 마음으로
주요 댐 녹조 대응 설비 대폭 보강

기후위기의 실체가 피부로 느껴지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4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으며 2025년에도 기록적 더위 가능성을 경고했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변화를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기후 위기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폭염과 이상 강우는 수질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녹조의 발생 빈도와 범위의 확산이다. 한때는 국지적인 문제로 인식되던 녹조가 이제는 한강 유역에서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소양강댐에서는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횡성댐과 팔당댐의 경우 조류경보제 ‘관심’ 단계가 발령되어 수도권 상수원에 대한 사전 대응과 점검이 강화됐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는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녹조 대응체계를 갖춰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하고 신속하게 행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간의 녹조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진전된 대응 방안을 강구해 국민께 안심을 드리고자 한다.
주요 댐에는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대응설비를 대폭 보강하고 있다. 각 댐 특성과 현장 여건을 고려한 설비 5종 32기가 신규로 배치되어 선제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이러한 설비는 크게 ▲발생 억제 ▲감시 강화 ▲차단 및 제거의 역할을 담당한다.
발생 억제 방식은 조류의 성장 조건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물순환장치, 수류확산장치, 수면포기기 등의 설비를 통해 영양물질의 집적과 고수온 등 녹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방지한다. 한강수계에서는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에 이들 설비를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감시 강화 방식에는 넓은 호소의 실시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CCTV 설치와 육안 감시가 있다. 아울러 댐 유입 상류에서부터 댐체까지 오염원과 녹조의 유입 경로를 정량적으로 확인하는 수질 조사 방식도 포함된다.
기존에는 충주댐 유역에만 설치되어 있던 녹조 감시용 CCTV를 소양강댐과 횡성댐까지 확대 설치할 계획이며 육안 감시 또한 기존 15개소에서 25개소로 확대 운영 중이다. 수질 조사는 원주지방환경청, 강원도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모니터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년 7개 지점에서 9개소가 증가한 총 16개 지점에서 녹조 모니터링을 시행하여 조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였다.
차단 및 제거 방식은 조류차단막을 통해 녹조가 취수지점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 녹조제거선을 통해 성장한 조류를 신속히 제거하는 것을 뜻한다. 한강유역본부는 녹조가 발생하는 주요 구간에 최대 4중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다중 조류차단막을 추가 확보하였고 녹조 제거선 4대를 운용해 집중적인 제거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한강유역본부는 단순히 호소 내 수질 관리에 그치지 않고 유역 전반의 오염원 차단과 취·정수장의 운영 방식 개선 등 보다 종합적인 방향으로 녹조 대응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녹조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오염원의 하천 유입을 차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GIS 기반의 통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수도권의 핵심 식수원인 팔당호를 중심으로 AI 기반 수질 예측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수도사업자 등 41개 유관기관과 예측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며 정수처리의 안전성을 한층 향상시켰다.
녹조는 어느 한 기관만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관기관의 협력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이 더해질 때 비로소 효과적인 대응체계가 완성된다. ‘내가 마시는 물을 지킨다’라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와 주민, 공공기관 모두가 함께 나설 때 녹조 없는 건강한 수자원을 만들 수 있다.
/임동진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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