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모란미술관 ‘사물로부터’展
‘개관 35주년’ 현대 조각가 6인 참여
물질 속에 깃든 존재론적 의미 탐구

남양주 모란미술관은 다음달 29일까지 조각 예술의 의미를 조명하는 기획전 ‘사물로부터(By Way of Things)’를 선보인다. 전시는 모란미술관 내부에서 뒷마당을 지나 옛 백련사 건물까지 이어진다.
미술관 개관 35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조각의 핵심 요소인 ‘물질’에 주목한다.
전시에는 고근호, 김신일, 김유정, 이순종, 이용덕, 정현 등 현대 조각가 6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조각의 본질을 탐구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작품 47점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익숙한 사물이 지닌 내면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인 이들 작가는 조각을 통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물의 고유한 의미와 영역을 탐색해간다.
고근호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택배 상자를 활용해 미륵불상과 반가사유상을 만들었다.
김유정 작가의 ‘흐르는-숨’은 버려진 가구를 자연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으로 구현해 냈고 여수의 섬을 거닐며 파도에 휩쓸려 닳거나 예리해진 작은 돌을 모은 정현 작가는 낯선 장소에서 마주한 사물의 새로운 의미를 예술적 사유로 풀어낸다.
작가들의 이러한 작품은 ‘사물’의 존재론적인 의미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사물이 하나의 세계를 엮어낼 수 있는 능동적인 주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연수 관장은 “1990년 개관한 이후 조각미술관을 지향해온 미술관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한편, 모란미술관은 조각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한국 조각 예술 발전을 이끌어왔다. 국내외 유명 조각가 110여점의 작품을 상설로 전시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발자크’ 기념상도 만나볼 수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