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국립현충원 지난달 24일 연천서 첫삽

수도권 국가유공자 원활한 안장 서비스와

호국영령 안식처·평화도시 발돋움 부푼꿈

서울~연천고속도, 정부에 조기착수 요청도

김덕현 연천군수
김덕현 연천군수

서울과 대전에 이은 제3의 현충원인 ‘국립연천현충원’이 지난 4월24일 첫 삽을 떴다.

국립연천현충원은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일대 95만7천여 ㎡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비만 약 1천298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봉안당(2만5천기)과 봉안담(2만기), 자연장(5천기) 등 총 5만기 규모로 조성된다.

국립연천현충원 공사는 벌목 등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고, 기존의 논밭을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등 환경친화적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흐르는 유네스코 도시인 연천군이 자랑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은 보존하면서 자연과 한데 어우러지는 국립현충원을 건립하는 것이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는 34만여 명에 육박하지만 안장 여력은 11만 기에 불과하다. 23만여 기의 봉안시설이 부족해 추가적인 묘역 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국가보훈부는 국립연천현충원을 시작으로 봉안시설을 순차적으로 늘려 안장 수요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국립연천현충원이 조성되면 서울 등 수도권 거주 국가유공자에 대한 원활한 안장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수만명의 참배객이 현충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클 것이다. 침체한 연천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6·25전쟁(한국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는 연천군이 국립현충원 조성을 계기로 남북 분단의 시간을 넘어 ‘호국보훈의 도시’로 발돋움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 지 74년이 흘렀다. UN 참전국은 물론 한국인에게조차 기억 저편으로 점점 희미해져 가는 6·25전쟁. 그러나 여전히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고, 잊힌 전쟁의 비극 또한 진행 중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영면하면서 전쟁을 기억하는 이들도 속속 사라지고 있다. 분단이라는 영겁의 세월 속에 연천군에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모시는 국립현충원이 들어서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이, 반세기가 흐른 뒤 호국영령의 안식처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연천군은 6·25전쟁 당시 1951년 4월 장승천 전투, 1952년 10월 고왕산 전투, 1952년 11월 폭찹고지 전투, 1953년 3월 불모고지 전투 등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16개 UN 참전국이 혈전을 벌였던 격전지이다.

전쟁으로 황무지가 됐던, 아직도 휴전선의 한가운데 있는 연천군에 국립현충원이 조성되는 것은 전쟁의 시대를 넘어 접경지역 및 경기북부, 나아가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의미가 큰 국립연천현충원이 국가유공자를 품격있게 예우하는 ‘안장·추모 공간’, 국민이 일상에서 즐겨 찾는 ‘보훈문화 공간’, 나아가 미래세대가 호국영령의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는 ‘교육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국립연천현충원이 국민 모두가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추모 공간으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이에 발맞춰 ‘서울~연천 고속도로’가 건설되어야 한다.

교통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국립현충원 건립은 ‘팥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서울~연천 고속도로가 조기 착수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

국립연천현충원을 계기로 연천군이 서울과 대전을 잇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호국보훈의 도시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김덕현 연천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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