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이 당연” 교사상 인식 개선 필요
교육 하는 노동자, 인권 입장서 봐야
1학년 전면실시 고교학점제 비판도

송수연(43) 경기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3만명에 육박하는 경기교사노조 조합원을 이끌며 경기도내 교사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8년 9월1일 창립된 경기교사노조는 ‘대안없는 비판 중심의 투쟁을 지양하고 교육 현안에 중점을 둔 활동’을 지향한다. 기술·가정 과목을 가르치는 중등교사인 송 위원장은 이같은 경기교사노조의 지향점과 맥을 같이 하는 사람이다. 그는 “교육을 하는 노동자로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조 창립때부터 활동을 했고 위원장까지 하게 됐다”며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에 위원장 직을 수행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창립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경기교사노조는 3만명에 가까운 조합원을 가진 노동조합으로 성장해 도내 교사들의 목소리를 도교육청에 전달하고 있다. 그는 “경기교사노조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들에 대한 ‘진심’이었던 것 같다”며 “선생님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선생님들과 다르지 않으며 단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나섰을 뿐’이란 마음가짐으로 선생님들을 위한 노조 활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교사들을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라면 희생을 해야 한다’는 교사상이 바람직하다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며 “최근 제주도의 한 중학교 교사분이 돌아가신 사건을 통해 느끼는 건 이제는 교사의 활동을 인권과 노동권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괴롭힘을 당하면 안 되고 괴롭혀도 안 되는 것”이라며 “교사들에게도 이런 부분이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위원장은 올해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실시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고교학점제의 경우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교육부와 도교육청만 너무 좋은 제도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교사들은 고교학점제가 입시제도와 맞지 않고 이 제도로 인해 업무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도내 교사들이 민원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민원으로부터 교사들을 완전히 자유롭게 해주는 시스템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며 “민원을 교사가 아닌 학교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