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항만 중 유일하게 감소세

미리 미국에 화물… 인천 건너뛰어

올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국내 주요 항만 중 유일하게 감소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경인일보DB
올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국내 주요 항만 중 유일하게 감소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경인일보DB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인한 해운 운임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국내 주요 항만 중 유일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해양수산부의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을 보면 올해 1~4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110만5천274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7%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항과 광양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각각 4.1%와 0.6% 증가했다. 국내 주요 항만 중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줄어든 곳은 인천항뿐이다.

인천 항만업계에선 인천항 기항 선박이 예년과 비교해 급격히 감소하면서 물동량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미리 미국에 화물을 보내려는 수요가 늘었다. 이에 따라 북미 운임이 급격히 상승한 탓에 선사들은 인천항에 기항하던 선박을 상대적으로 운임이 높은 미국으로 가는 항로로 편성하고 있다는 게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북미 서안행으로 가는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 1개(FEU)당 3천91달러를 기록하면서 4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미국 서안 가는 컨테이너 운임도 1FEU당 3천76달러(5월 26일 기준)를 기록했다. 인천항에서 많이 기항하는 동남아시아 지역 운임은 1FEU당 1천149달러에 불과했다. 미국으로 가는 운임은 비싸지고 있는데, 동남아시아 지역 운임은 평상시를 유지하고 있다고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러한 사정 탓에 인천항을 건너 뛰는 선박이 많아지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인천항에 기항한 컨테이너선은 97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상대적으로 운임이 높은 항로로 선박을 집중 배치하고 있어서 인천항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그나마 부산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로에 자리잡고 있어 환적 화물 유치를 할 수 있으나, 인천항은 이러한 수혜도 바라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글로벌 관세전쟁이 계속된다면 비슷한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므로, 미국에 서둘러 화물을 보내려는 수요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트라아시아(아시아 역내)에 집중된 인천항의 특성상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인천항만공사 등은 항로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