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꽃 보며 기뻐하는 시민들 보면 뿌듯”
인천공항 등 전시, 활발한 작품활동
도심속에서 잠시 자연 즐길 수 있길
인천가톨릭대 송도캠퍼스서 강의도

“사람들에게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요.”
지난 달 29일 인천가톨릭대학교 송도국제캠퍼스의 한 강의실 문을 열자 향기로운 꽃내음이 퍼져 나왔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이곳에선 ‘전례꽃꽂이 수업’이 진행된다. 시민들에게 꽃꽂이를 가르쳐 주고 있는 김명규(69) 플로리스트를 만났다.
이날 수강생들은 ‘승천’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 강하게 솟아오르는 모양을 한 용버들을 중심으로 수국, 스카비오라, 알리움 등 색색의 꽃을 장식했다. 이 수업에선 꽃과 나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의 조형물도 함께 사용한다. 수강생들은 푸른색의 스티로폼 소재 조형물을 이용해 구름을 표현했다. 수업을 듣기 위해 매주 강원도 원주에서 인천까지 찾아오는 수강생도 있다고 한다.
김 플로리스트는 “약 48년 동안 꽃꽂이에만 전념하다 보니, 이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먼저 인천가톨릭대에 꽃꽂이 수업을 진행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며 “수강생들의 실력이 갈수록 발전하고 이 수업에서 만든 작품을 주변에 자랑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인천 곳곳에 전시됐다. 그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전시했던 꽃꽂이 작품이 가장 뿌듯했다고 한다.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들뜨고 경쾌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오렌지 빛의 꽃을 이용해 화려하게 장식하고, 한국의 미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난초를 활용했다고 한다. 고양국제꽃박람회에도 작품을 출품해 시장상과 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김 플로리스트는 “사람들이 내가 만든 작품을 보고 도심 속에서도 잠시 자연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천국제공항뿐만 아니라 치과나 식당 등 지역 곳곳에 작품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 플로리스트가 진행하는 인천가톨릭대 미래인재평생교육원 ‘전례꽃꽂이 수업’은 오는 7월10일부터 2학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김 플로리스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람들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자신의 개성을 살린 작품을 만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꽃꽂이의 즐거움과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