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압박에도 ‘동탄의 기적’ 외치며 완주
TV 토론 등 토대로 선전했지만 발언 논란 변수
평론가들 “발언 파장으로 10% 못 넘을 것”

‘40대 기수’·‘이공계 대통령’을 외치며 만 40세의 나이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 총선 당시 화성동탄(화성을)에서 제3지대 후보로 당선되는 ‘동탄의 기적’을 이룬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도 다시 한 번 동탄의 기적을 이루겠단 포부를 밝혀왔다.
선거기간 내내 국민의힘 측의 단일화 요구에도 끝내 완주한 이 후보는 두 자릿수 득표율 달성 여부에 따라 대선 성적표가 판가름 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인데, 3차 TV토론 당시 논란이 된 ‘젓가락 발언’이 득표율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선거 초반 한 자릿수에 그쳤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 18일 1차 TV토론 이후 상승하기 시작했다. 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집중 공략하며 ‘이재명 대항마’ 이미지를 쌓고자 노력했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5월 2주차(7~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후보는 지지율 4.5%를 기록했지만, 같은 언론사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5월 4주차(22~23일) 전국 유권자 1천9명 대상 조사에서는 10.4%까지 올랐다. 마찬가지로 동일 언론사 의뢰로 리얼미터가 가장 최근 실시한 조사(5월 26~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3명 대상 실시)에선 10.3%를 기록했다. (조사 방식은 세 조사 모두 무선 ARS 방식.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1일 자신의 지역구인 동탄2신도시에서의 유세에서도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펼쳐질 세상은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보여준 방식 그대로”라고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면서 동탄2 유권자들에게 “그런 세상이 두렵다면 이재명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저 이준석과 개혁신당을 키워달라. 이번 선거에서 저희가 일정한 지지선을 확보해야 대한민국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우는 것을 막고 희망의 불씨를 다시 피워올릴 수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또 이준석 후보는 선거 기간 본인의 주요 지지층인 청년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지난 4월 29일 고양시에 있는 한국항공대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대학에서 ‘학식먹자 이준석’을 진행하며 청년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동시에 ‘보수의 미래’ 이미지를 앞세워 향후 정치 기반이 될 영남권 공략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달 9일 대구에서 예비후보 등록 이후 첫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 후보는 2일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도 대구를 찾아 한 표를 호소했다.
이 같은 선거운동 전략과 TV토론에서 활약이 더해져 한때 선거비를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 15% 이상의 득표율도 예상됐지만, 지난달 27일 3차 TV토론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원색으로 표현한 일명 ‘젓가락 발언’의 여파로 두 자릿수 득표율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40대 기수론은 김대중, 김영삼 이후 이준석 후보가 처음”이라며 “그 정도로 인지도는 매우 높지만 TV토론에서의 발언으로 득표율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난 3차 토론 전까지 이준석 후보는 나름의 소신과 능력을 보여줬지만, 문제의 발언으로 10% 득표율을 기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