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카페·구내식당 줄줄이 문 닫아
임대료 할인 곧 종료, 근심 추가

코로나19 이후 승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카페리 이용객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입주 상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오전 찾은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선박이 4척이나 됐지만, 승객보다 이곳을 관리하는 직원이 더 많아 보였다.
승객이 없는 탓에 이곳에 입주한 상업시설들도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터미널 내 입점해 있는 약국 관계자는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중국인 승객이 워낙 적은 데다, 중국 보따리상들도 예전처럼 약을 많이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출이 저조하다 보니, 아예 문을 닫는 가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2층에 있던 커피 전문점은 올해 1월 운영이 종료됐고, 유일한 구내 식당도 6일부터 문을 닫는다.
식당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누적 수익이 300여만원에 불과해 인건비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인천항만공사와의 임대 기간이 끝나면서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인천과 중국 칭다오·웨이하이·스다오 등 6개 도시를 오가는 한중 정기 카페리의 지난해 여객 수는 총 35만7천402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개 항로 여객 수 74만5천6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에도 1~4월까지 한중카페리 여객 수는 11만2천293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28만1천925명)과 비교하면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다음 달부터는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임대료 할인 혜택이 종료될 예정으로, 상인들의 근심은 더 커지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해양수산부의 항만시설 사용료 규정에 따라 지난해까지는 임대료를 전액 감면해줬고, 이달까지는 전체 임대료의 20%만 받고 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편의점 관계자는 “매출 부진으로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임대료를 모두 내게 되면 가게를 더 운영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상업시설 입점 업체들은 상인회를 구성, 인천항만공사에 임대료 할인 혜택을 계속 유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아직 해수부로부터 항만시설 사용료 규정 변경에 대해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임대료에 관해서는 결정된 부분이 없다”며 “상업시설 입주업체 상인들과 논의해 관련된 사안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