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기반 ‘그때 그랬지’란 소회

‘현재와 미래’ 의미 없는 영향만

‘과거’ 원인·다른 접근법 살펴보고

‘현재’ 통찰력·‘미래’ 감지력 확보

성찰 통해 진일보 위한 노력 필요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그때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럴 줄 알았어’, ‘그때가 좋았지’. 이같은 말이나 생각들의 공통점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소회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지나간 일들을 떠올려 볼 때 주로 느낌이나 감정 등에 기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보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지나간 일들은 크게 좋았던 기억과 나빴던 기억으로 양분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일들을 이 정도로 바라보거나 생각한다면 개인이나 조직 모두 더 이상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그 자체로 마무리(end)되기 때문이다. 과거에 있었던 사실의 나열이나 기억의 조합 그리고 감정을 소환하는 것은 현재나 미래에 의미있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오히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묶여있게 된다.

하지만 지난 일들에 대해 느낌과 감정으로 접근하는 것을 넘어 성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조금 달라진다.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연결(and)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과 일에 있어 진일보하고자 한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세 가지 시야(視野, sight)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시야(hindsight)다. 후회나 아쉬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잘못된 일이었다면 원인이나 실수를 찾아내거나 다른 접근이나 방법은 없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잘된 일이었다면 우연(偶然)에 의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등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유사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실수를 줄이고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AAR(After Action Review)이라는 방법을 적용해볼 수 있다. 이는 먼저 기대했던 것과 실제로 발생한 것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차이가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했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계속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도출해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음으로는 현재에 대한 시야(insight)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른바 통찰력이다. 통찰력은 지식과 경험 등이 축적된 정도와 관련이 있다.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와도 연결된다.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이라는 표현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만나는 사람과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은 호기심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일수록 호기심이 줄어든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이나 자만 등이 주된 이유다. 매번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고 같은 방식으로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우(愚)를 범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써보는 것이다. 이른바 축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에 대한 시야(foresight)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에 대한 감지력(sensing)이 필요하다. 과거를 통한 감지력은 역사적 사실에 영향을 준 키워드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도출된 키워드가 미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접근하면 역사적 사실이 미래를 내다보기 위한 일종의 추진 로켓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와함께 현재에서 감지력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지적인 자극과 경험에 노출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접하고 낯선 장소를 방문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개인적인 일이든 조직적인 일이든 혹은 사회적인 일이든 단편적이거나 편향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야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시야를 확보하게 되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문제 해결과 함께 보다 나은 현재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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