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서울시 공무원들 대거 발탁
이재명 대통령, 도지사 때 성남시 인력 기용도
출범 초기 혼선 줄이고 조속한 국정 안정 위해
李 정책 이해도 높은 인력 다수 빠른 배치 필요

첫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경기도 공무원들이 발탁될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거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장 재직 시절 호흡을 맞췄던 시청 공무원들을 대거 기용했던 점 등 때문에, 경기도에도 이 같은 일이 재현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취임했을 당시, 성남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일부 전·현직 공무원들을 도청으로 불러들였던 점들도 새 정부에서 이른바 ‘경기 라인’이 구축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궐위 선거로 진행된 이번 대선 특성상, 이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당선을 확정짓자마자 곧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현재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핵심 자리를 두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각종 실무를 담당해야 할 직원들의 배치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대통령실 상황에 대해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무 인력이 워낙 없다보니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일반직 공무원들의 재배치가 지시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경기도 공무원들의 대통령실 전환 배치 가능성 등에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인력을 수급해야 하면서도 이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업무 스타일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을 기용해야, 정부 출범 초기 겪을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하고 국정을 조속히 안정감 있게 운영할 수 있어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서울시장 재임 당시 함께 일했던 공무원들을 임기 내내 기용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이봉화 전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등이 단적인 예다. 윤한홍 의원과 정태옥 전 의원도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실로 발탁됐고 이를 토대로 정계에 입문한 경우다.
당시 주요 인사들은 물론, 시청 내 5급 미만 공무원들 역시 대통령실로 전출 또는 파견돼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를 가리키는 상징적인 단어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이었다면 ‘S라인(서울시 출신 관료)’ 역시 주축을 이뤘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2018년 도지사로 취임했을 당시 성남시에서 손발을 맞췄던 공무원들과 보좌 인력들을 다수 기용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른바 ‘성남 라인’으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